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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사랑이란 무엇인가2

루이저 린저 『생의 한가운데 Mitte Des Lebens』 루이저 린저 Luise Rinser 『생의 한가운데 Mitte Des Lebens』 이강빈 옮김, 홍신문화사 1995 Ⅰ '나에게 무엇을 이야기했던 것일까?…… 무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는 이 소설을 이야기하면서 대화로써 상대를 설득하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었습니다. 오십 년이 되었습니다. 살아오면서 자주 떠올렸습니다. 이번에 다시 읽으며 언젠가 그어 놓은 밑줄을 보았습니다. 니나가 뢰벤 슈타인에게 보낸 편지의 한 부분입니다. 얼마 전에 내가 당신을 찾아갔을 때, 나는 이야기할 것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갑자기 그것이 아주 무의미하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해서는 안됩니다. 자기 자신에게도 안됩니다. 왜냐하면 마음을 털어버리고 나면 우리는 보다 초라해지고 두 배.. 2016. 1. 6.
하종오 「엉덩이의 가족사」·베르톨트 브레히트 「세상의 친절」 엉덩이의 가족사  하종오  젊은 어머니는 어린 그를기저귀 채워서 키웠다기저귀 갈 때마다그의 엉덩이를 토닥거리던 어머니는자신의 엉덩이를 닮아 보여 흐뭇했다 장년의 그는 노년의 어머니를기저귀 채워서 보살폈다기저귀 갈 때마다어머니의 엉덩이를 외면했던 그는자신의 엉덩이가 닮아 보여 싫었다 그는 기저귀 차지 않고 지냈던긴 날들 동안에처자식을 양껏 벌어 먹이느라엉덩이를 실컷 실룩거리며 다녔다그리고 마침내 늙은 그는젊은 아비 적에 기저귀 채워 키운 자식이 다 커서제 새끼에게 기저귀 채우고 찾아오지 않을 무렵엔늙은 아내를 기저귀 채워서 간병했다아내의 엉덩이를 볼 적마다 그는자신의 엉덩이가 미리 보여 고개 저었으나정작 기저귀 차고 눕게 되었을 무렵엔누구의 엉덩이도 기억하지 못했다   ━━━━━━━━━━━━━━━━━━━━.. 2012. 1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