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3 부부, 부부싸움 찰리 채플린은 아인슈타인 부부 만난 일을 재미있게 써놓았다(《나의 자서전》686). 아인슈타인 부부가 1937년에 다시 캘리포니아에 왔을 때, 그들은 다시 한번 나를 찾아왔다. 아인슈타인 박사는 나를 보자마자 얼싸안았다. 그리고 저녁에 음악가 세 명을 데리고 올 거라며 내게 통고하듯 이렇게 말했다."저녁식사 후에 당신을 위해 뭔가 연주할 생각이오."그날 저녁 아인슈타인 박사는 데리고 온 음악가 세 명과 함께 모차르트 사중주를 연주했다. 비록 그의 연주가 미덥지 않고 기교도 뛰어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지그시 눈을 감고 몸을 흔들면서 열정적으로 연주했다. 그러나 다른 세 음악가는 아인슈타인 박사가 연주에 낀 것이 영 못마땅한 눈치였다. 그들은 박사에게 잠시 쉬라고 정중히 말하고 자기들끼리 연주하기 .. 2025. 5. 4. 김기택 「벽 3」 1989년 봄, 초등학교 1학년 교실은 오전 내내 아수라장이었다. 나는 내 생애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담임하고 있었고 그해 겨울 서울로 직장을 옮겨 교육행정기관에서 근무하게 되지만 그 봄에는 아직 그걸 모르고 있었다. 교회 사찰집사님 아들과 그 교회 목사님 아들이 함께 우리 반이 되었다. 목사님 아들은 수더분하고 정직하고 의젓하고 영리해서 저절로 사랑스러웠고, 집사님 아들은 기가 죽을까 봐 스킨십도 자주 하고 이름도 자주 불러주고 했더니 누가 보거나 말거나 걸핏하면 내 무릎 위로 올라와 앉았다. 그렇지만 자주 풀이 죽고 말이 없어서 그럴 때마다 까닭을 물으면 엄마 아빠가 밤새 싸워서 아침도 못 먹고 왔다고 했다. 어느 날, 또 그 얘기를 들은 나는 고함을 질러버렸다. "네 엄마 아빠 당장 학교로 오라고 해.. 2024. 3. 13. 한탄 혹은 탄식 웃고 말면 그만이고 '저러는구나' 하면 섭섭할 일 없긴 하지만 아내로부터 듣는 원망은 끝이 없다. 그중 한 가지는 뭘 그리 중얼거리느냐는 지적이다. 이젠 그게 못이 박혀서 혼자 있는 시간에도 나도 몰래 중얼거려 놓고는 바로 후회를 하곤 하니까 반성조차 하지 않던 때에 비하면 그나마 발전한 건 분명하다. '발전'이라고 표현했으니 말이지만 사실은 '그래, 중얼거리는 것도 버릇이지. 좀 점잖게 살자' 다짐한 것이 여러 번이어서 그럴 때마다 '오늘 이후에는 결코 이런 일이 없으리라!' 결심하면서 '그러니까 오늘이 이 결심의 출발선이다!' 하고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는데, 나도 몰래 그렇게 한탄(혹은 탄식)하고는 또 새로운 결심을 하면서 그 순간을 '출발선'으로 삼은 것도 수십 차례였으니 나는 정말이지 어쩔 수 없.. 2023. 4.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