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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배신4

이 인생의 길 "너 거기 서! 왜 거기로 다녀?" 개구멍 앞에서 그런 지적을 받으면 당장 뉘우쳤겠지요. 다시는 이 길로 다니지 말아야지. 다른 넓고 버젓한 길을 떠올리며 다짐했겠지요. 잘못은 고치면 되니까요.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하고 편리한 것인지요. 그렇지만 그건 아이들의 특권이죠. 성인의 것, 특히 노인의 것은 아니죠. 인생의 이 길은 어떻습니까? "당신은 왜 그렇게 살아왔습니까?" "자네는 그렇게밖에 살 수 없었나?" "아버지는 왜 그렇게 살았나요?" "왜 그랬어. 이 한심한 사람아!......" 이런 경우 어떻게 합니까? 죽어서 다시 태어납니까? 지금부터라도 정신을 차리고 살아가겠다고 다짐합니까? 아니면 항의하거나 적극 변호합니까? "내가 잘못 살아왔다고?" "나는 이렇게밖에 살 수 없었.. 2021. 8. 18.
"라스티냐크, 끝까지 갈게! 몰락한 고리오라도 괜찮아..." 문득 돌아보니까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알베르 까뮈가 이야기한 라스티냐크가 생각납니다. 이게 누구지 싶어서 고골리의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라스티냐크처럼 살았냐고 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고골리 영감? 그럴려고 그런 건 아니지만 그렇게 되었습니다. 나는 괜찮습니다. # 알베르 까뮈로부터 * 분명, 사람들이 유럽의 대도시 속으로 찾으러 오는 것은 바로 저 타인들 한가운데에서의 고독이다. 최소한, 인생에 어떤 목적을 둔 사람들은 말이다. 거기서 그들은 그들의 교제를 선택하고 그것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버릴 수 있다. 호텔 방과 일르 생 루이의 오래된 돌들 사이를 오가면서 얼마나 많은 정신들이 누그러졌는가! 거기서 고독으로 죽어 간 사람들도 있는 게 사실이다. 어쨌거나, 전자에 관해서 말하자면, 그들은 그.. 2021. 5. 6.
인연 잊어가기 Ⅰ 子曰 『七十而從心所欲 不踰矩』(나는 열다섯에 배움에 뜻을 두었고, 서른에 독립하고, 마흔에 불혹(不惑)하고, 쉰에 천명(天命)을 알고, 예순에 이순(耳順)하고, 일흔에 하고싶은 바를 좇되 법도(法度)를 넘지 않았느니라. (孔子) 爲政 四 子曰 『五十有五에 而志于學하고 三十而立하고 四十而不惑하고 五十而知天命하고 六十而耳順하고 七十而從心所欲하야 不踰矩호라』). 나의 경우에는 이룰 수 없는 꿈이었습니다. 여기에 이르러, 무엇을 숨기거나 안 그런 척 그런 척하기는 싫습니다. 그렇게 살고 싶지가 않습니다. 하나씩 하나씩 드디어 다 드러내고, 그렇게 하여 홀연히 가고 싶습니다. 지나가버린 일들은 일일이 설명하기가 싫긴 합니다. 일어난 일은 금방 기억의 저쪽으로 사라져가서 마침내 아득해지고, 그 일들과 함께 사람.. 2015. 11. 19.
나는 당신에게 장미향수를 주었건만 당신은 내게 독을 주었네 그(녀)가 내게 독(毒)을 주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알고 보니까 장미향수였다면, 고전적이면서도 교훈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다. 또 장미향수를 받은 사람에게는 감동적인 일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장미향수를 주었으므로 상대방도 내게 장미향수를 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게 독이었다", 그런 일도 있을 것 같다. 아니 더 많을지도 모르겠다. 지난번에(아, 이런... 이미 3개월 전이네!) 『우리에게도 더 좋은 날이 되었네』를 얘기한 그 음반에는 「당신이 마실 장미향수를 주겠네」라고 표시된 것이, 다른 음반을 찾아봤더니「나는 당신에게 장미향수를 주었건만 당신은 내게 독을 주었네」로 표시되어 있는 걸 봤다. ① '당신이 마실 장미향수를 주겠네.' ② '나는 당신에게 장미향수를 주었건만 당신은 내게 독을 주.. 2011. 4.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