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순 시집1 박두순 시집 《어두운 두더지》 박두순 시집 《어두운 두더지》 시선사 2022 길 -김수환 추기경 세상에서 가장 멀고도 힘들고 어려운 길은 '머리에서 가슴에 이르는 길'이라고 김수환 추기경이 생전에 인터뷰하며 말했다. 평생 걸었지만 그길 도달하지 못했다며 쓸쓸한 표정도 슬쩍 지어보였다. 나는 이 시집의 88편의 시를 한꺼번에 읽었다. 미안했다. "시를 그렇게 읽나? 그렇게 배웠나?"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여기저기 다시 살펴보는 사이 그런 비난이 들려오는 듯했다. 소설이나 수필 같으면 며칠 혹은 몇 달 길어봤자 대개 몇 년 만에 쓰는 것이겠지만, 시는 그렇지 않아서 수십 년간 썼을 걸 생각하면 원망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도 그런 느낌을 가지게 될 것 같았다. 그 미안함이 몰려와서 '내가 정말 어쩌다가 이렇게 읽었지?' 싶었다. 혁명으로 .. 2022. 6.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