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구1 민구 「걷기 예찬」 걷기 예찬 민구 나는 걷는 걸 좋아한다 걸을수록 나 자신과 멀어지기 때문이다 제중 조절, 심장 기능 강화, 사색, 스트레스 해소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걷기란 갖다 버리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어제는 만 오천 보 정도 이동해서 한강공원에 나를 유기했다 누군가 목격하기 전에 팔다리를 잘라서 땅에 묻고 나머지는 돌에 매달아 강물에 던졌다 머리는 퐁당 소리를 내며 가라앉았지만 집에 돌아오면 다시 붙어 있었고 나는 잔소리에 시달려서 한숨도 못 잤다 걷기란 나를 한 발짝씩 떠밀고 들어가서 죽이는 것이다 여럿이 함께 걸을 때도 있었다 나와 함께 걷던 사람들은 모두 자신과 더 가까워지리란 믿음이 있거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는 점에서 걷기를 예찬했다 그런 날에는 밤 산책을 나가서 더 멀리 더 오래 혼자 걸었다.. 2022. 11.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