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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문경원2

위로 Ⅰ 9호선 신논현역의 교보문고에 갈 때는 이 그림 앞을 지나갑니다. 아주 많은, 갖가지 모습을 보여주는 여러 사람들 중의 두 사람들입니다. 이 그림을 볼 때마다 어렴풋이 '늦었지만 나도 이제는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 되어야 할 텐데……' 했습니다. 그러다가 그 생각을 바꾸었습니다. "이게 뭔 소리야? 그럼, 겨우 몇 푼 기부하던 건? 대놓고 파렴치하게 살겠다는 거야?" 그런 비난이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유치한 얘기지만, 매달 자동이체로 나가는 돈은 그대로 결제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런 것에도 남을 돕는다는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건지 의문입니다. 그러니까 겉으로는 아무런 차이가 드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표가 난들 얼마나 나겠습니까? 누구를 태우고 자시고 할 형편도 아닌 고물 자동차 한 대뿐인데…….. 2015. 2. 21.
나는 어디에 있나? 이 그림은 신논현역에 있습니다. 한가로울 때는 그곳 서점에 갔다가 횡단보도를 건너지 않고 지하로 내려가 이 그림을 바라봅니다. 저렇게 많은 사람들이 하나도 같지 않아서 참으로 다양하구나 싶습니다. 이런 생각도 합니다. '저 중에 나는 어디에 있나?' 아직까지도 정리되지 못한 생활을 하면서, 청문회장에 나가서 "이건 저렇고, 저건 이렇다"고 밝힐 만한 능력이나 재산, 힘 같은 것을 지닌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엇으로든 누굴 좀 도와줄 만한 너그러움을 지닌 것도 아니고, 단 한 권 책을 제대로 읽은 것도 아니고, 어디 교외에 그럴 듯한 토지나 집을 마련해 둔 것도 아니고…… 저 그림의 이곳저곳을 살펴보면서 '나란 인간은 도대체 무얼 해서 완성되어야 하나……' 암담하다는 생각으로 돌아옵니다. 제일 쉬운 일 .. 2013. 3.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