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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명품학교2

다시 교장선생님께 (2023.9.1) 아무리 고귀한 지위에 있다 해도 교육자라기보다는 '우스꽝스러운 행정가'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반추해 보고 싶어 옛일을 떠올립니다. 교육자가 교육행정가보다 한 수 위라는 시시한 얘기는 아닙니다. 교장들을 한군데 다 불러놓고 부하 관료들과 함께 기세 좋게 등장한 교육감은 가관이었습니다. 박○○ 선수, 김○○ 선수 같은 인재를 길러내는 학교가 명품학교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인재는 장차 수십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도 했습니다. 한 시간에 걸쳐 단지 그 이야기를 해놓고는 의기양양 다시 그 관료들을 거느리고 바람처럼 사라져버린 강당은 썰렁하고 씁쓸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돌연 '명품학교'라는 단어가 혐오스러워져서 결코 그따위 학교를 만들어서는 안 될 것 같았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여느 학생들을 행복하게.. 2023. 9. 1.
「명품학교」와 「흐리멍덩한 학교」 …(전략)… ○○초 학생들은 우리 음악에 푹 빠진다. 아침마다 교정에 울려 퍼지는 국악창작동요를 들으며 등교하고 건강달리기를 한다. 또 20분씩 국악동요를 부르는 시간도 갖는다. 분기마다 열리는 국악동요부르기대회에도 참가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업 시작과 끝을 알리는 종소리도 국악, 현관에도 화장실에도 하루 종일 국악이 흐른다. 격주로 실시하는 음악조회도 빼놓을 수 없다. 아이들은 독보력과 악기 연주 실력을 쌓고, 우리음악과 서양음악을 비교하는 시간을 갖는다. …(중략)… “먹을거리는 우리 것이 좋은 줄 알고, 우리 것을 찾습니다. 우리 몸에 맞기 때문이지요. 우리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이들이 태어나 자라면서 모국어를 배우듯 우리의 정서, 느낌, 감성이 담긴 우리 음악을 통해 음악의 모국어를 찾아주.. 2009. 10.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