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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동물의 왕국2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 단순하다. 살피고 잡아먹고 잡아먹힌다. 새끼나 동료를 돌본다.복잡하지 않다. '먹고 노래하고 잡담하는 것'보다는 복잡하다.그 단순함을 지켜보며 하는 생각은 단순하지 않다.하는 짓은 우리와 같지만, 그들이 우리보다 단순하다.사기, 모함, 배신 같은 짓은 하지 않거나 초보적이다. 원시인도 그 수준이었을까?직접 그런 짓을 하거나 당하지 않고 지켜보는 사람은 그런 재미도 없이 어떻게 사느냐고 하겠지?그래서 예술과 종교, 도덕, 교육 같은 것들이 있어서 눈치도 보고 스스로 혹은 룰에 따라 자제와 통제도 하며 사는 재미와 보람이 있지 않느냐고 하겠지?억울하고 지긋지긋하고 죽고 싶은 사람이 이상하겠지?그들의 '왕국'에는 예술이나 종교, 교육, 윤리와 도덕, 체면, 도리… 같은 것들이 없다.있나?그들은 그 단순함으로 .. 2025. 3. 30.
한국의 교육학자들에게 바다에서 실제로 물범을 보는 건 쉽지 않겠지만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을 즐겨본다면 당장 그 모습을 떠올릴 수 있겠다. 눈, 코, 입은 잘 갖추고 있는데 귀는 어디 있는지 보이지 않는다. 두루뭉술하고 미끄덩한 느낌의 몸통에 목은 짧고 앞다리는 앞으로, 뒷다리는 꼬리처럼 나 있어서 해안에서 그 몸통으로 뒤뚱거리며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 '저렇게 불편해서야 어떻게 살아가나' 싶다. 그러나 그렇지만은 않다. 물에만 들어갔다 하면 별로 움직이지도 않고 비행선처럼 유유히 돌아다녀서 '저 녀석처럼 헤엄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감탄과 함께 부러움을 느끼게 된다. 유감스럽지만 물범의 능력 평가를 한국의 교육학자들에게 맡기고 싶진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공정성 유지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할 .. 2023.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