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의 영혼1 고영민 「돼지고기일 뿐이다」 돼지고기일 뿐이다 고영민 식당에서 김치찌개를 먹는데건진 돼지고기 한 점에젖꼭지가 그대로 붙어 있다젖꼭지는 마치 처음 만난 나에게꾸벅 인사하는아이의 머리통처럼 보인다돼지의 젖꼭지는 몇 개일까이것은 새끼를 먹이던그중의 하나밥뚜껑에 건져내놓고다시 천천히 밥을 먹는다그냥 돼지고기일 뿐이다돼지고기일 뿐이다 ― 시집 (문학동네)에서《한겨레》 2016.1.8. 23면에서 옮김. 짐승들도 생각을 한다는 걸 읽었다.*그럼 영혼도 있다는 얘기일까? 어쩌면 다 쓸데없는 생각일 것이다. 이 시를 찾아 다시 읽었다.김치찌개를 먹고 있는 시인을 생각한다.무심코 나를 잠깐 바라보았던 나의 그 돼지들이 무심한 나 대신 굳이 저 고영민 시인을 찾아가 다른 돼지들과 섞여 함께 꿀꿀거리면 그런 꼴이 어디 있겠나. .. 2017. 8. 1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