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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노부부2

그저 손만 맞잡고 있다 내 옆에는 노부부가 앉았다. 두 사람은 서로 손을 꼭 맞잡고 있다.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기도를 하는 것 같다. 방금 할머니가 할아버지한테 닭고기를 잘라 주고, 자기 것에서 완두콩과 마늘 조각도 골라내 할아버지한테 주었다. 할아버지는 음식을 천천히 씹는다. 할머니가 한 번씩 할아버지 입을 닦아준다. 할머니는 할아버지한테 두 시간마다 약봉지를 건네는데, 할아버지는 먹을 때마다 약 넘기는 걸 힘들어하신다. 그러면 할머니가 할아버지 고개를 뒤로 젖혀 물과 함께 알약이 넘어가도록 해주신다. 두 사람은 영화도 보지 않고, 책도 읽지 않고, 서로 얘기도 하지 않는다. 그저 손만 맞잡고 있다. 나도 언젠가 누군가의 손을 저렇게 잡고 있겠지. 그땐 세상 그 무엇도 두렵지 않겠지.  《행복만을 보았다》(그레구아.. 2024. 12. 16.
"그 멍청한 아이스크림 트럭만 오지 않았다면..." 제이슨은 95세인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할머니를 위로해 드리려고 90세 된 할머니를 만나러 갔다. 할머니 댁에 도착한 그는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할머니는 섹스를 하던 중에 할아버지가 죽었다고 설명했다. 깜짝 놀란 제이슨은 할머니에게 두 분이 그 연세에도 섹스를 했다는 걸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면서 그것이 "상당히 바람직하지 못한 상황"임을 넌지시 내비쳤다. 할머니는 노인들도 교회 종소리에 맞춰서 성관계를 하면 안전하다는 사실을 몇 년 전에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리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딩' 소리가 울릴 때 들어가고 '동' 소리가 울릴 때 나온다면 매우 편안하면서도 안전하다고. 할머니는 이렇게 덧붙였다. "그 멍청한 아이스크림 트럭만 오지 않았다면, 할아버지는 지금도.. 2021.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