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나나2

에밀 졸라 《나나》의 아름다운 밤 : 미추의 경계, 그 정체성 에밀 졸라의 소설 『나나』의 아름답고 자유분방하고 퇴폐적이고…… 그 나나가 법대 1학년 조르주 위공과 함께하고 있는 시간이다. 아름다운 밤이었다. 벽난로의 불이 꺼져갔다. 조에가 방으로 올라가기 전에 잠자리를 준비해놓은 그 푸르스름한 방이 약간 답답하게 느껴졌다. 나나는 갑자기 더워져서 잠시 창문을 열어놓으려고 일어섰다. 그러더니 가벼운 외마디소리를 질렀다. "어머나! 아름다워라!…… 얘, 좀 봐." 조르주가 왔다. 그는 창틀이 너무 작다는 듯 나나의 허리를 껴안고 그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 순식간에 날씨가 바뀌었다. 하늘이 밝아졌고, 둥근 달이 황금빛 들판을 비추고 있었다. 지고의 평화가 있었고, 넓은 계곡은 막막한 들판으로 뻗어 있었고, 나무들은 평온한 호수 같은 달빛 속에 그림자의 섬을 이루고 .. 2019. 6. 20.
에밀 졸라 《나나》 에밀 졸라 《나나》 김치수 옮김, 문학동네 2014 어느 저명한 평론가가 남우세스러운 소설이라고 했습니다. 『나나』 그리고 『목로주점』. '남우세스럽다고?' '그래~? 얼마나?' 그 글을 본 다음 달이었던가, 다다음달이었던가, 에밀 졸라의 그 작품들을 소개한 평론을 또 읽게 되었습니다. '글쎄, 남우세스럽다고? 이 정도를?……' 1 파리의 문단, 재계, 유흥업계가 거기에 있었다. 수많은 신문기자, 작가 몇 명, 증권거래소 직원, 여염집 부인보다 수가 더 많은 유흥가 여자들도 있었다. 온갖 재능으로 이루어지고 온갖 악덕으로 더럽혀진, 기묘하게 뒤섞인 세계였다.(20) 객쩍은 얘기라고 할지 모르지만, '백여우'가 재주를 넘고 나서 그곳, 그러니까 파리의 바리에테 극장에 나타나 사람을 잡아먹는 얘기입니다. 아.. 2019. 5.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