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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교문 현수막2

"학교는 참 즐거운 곳이야!" (2019.3.21) 아파트 앞 초등학교 교문에 걸리는 현수막은 재미있다. 3월초에는 두 개가 걸렸다. "저 이제 학교 다녀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1학년 동생들아, 학교는 참 즐거운 곳이야!" 그 1학년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상급생인 아이들, 선생님들 얼굴도 보고 싶었다. 이 학교는 그런 현수막을 꼭 담벼락에 걸어서 아이들 키에 맞춰준다. "입학을 축하합니다" "본교 입학을 축하합니다" 상투적인 내용의 현수막을 높다랗게 거는 학교가 대부분이다. 속으로는 축하하지도 않으면서 누군가 시키니까 마지못해 지난해 현수막을 꺼내어 그대로 달아놓은 건 아닌지, 변명하기도 어려울 객쩍은 의심까지 해보았다. 졸업 시즌에도 마찬가지였다. "졸업을 축하합니다"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런 현수막을 보면 '정말 진심으로.. 2019. 3. 21.
"매일 다섯 가지 과일을!" Ⅰ     블로그 《삶의 재미》(주인장 : 노루)에서 가져온 어느 초등학교 교정 사진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여기 초중등학교의 분위기는 학생과 교사, 학부모 누구도 그렇게 긴장하는 것 같지 않아 보여요. 우리 애들 둘도 다녔던 여기 중학교의 전광판을 차 타고 지나가다 보니 한동안은 "매일 다섯 가지 과일을 먹읍시다" 라고 쓰여 있더라고요. 이 설명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충격적'…… 그만큼의 충격은 나로서는 두 번째였습니다.     Ⅱ     몇 년 전, 뉴질랜드의 어느 초중학교 교장이 방한한 길에 식사를 함께한 적이 있습니다. 오클랜드 와카랑가 스쿨이었을 것입니다. "귀교의 교육목표는 뭔가요?" 하고 덕담삼아 물었더니 난처해하며 "그런 건 없다"고 하다가 내가 "1. 주체성이 확립된 어린이, 2... 2015.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