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길1 강화길 「풀업」 강화길(단편소설) 「풀업」 《현대문학》 2022년 11월호 굳이 세월이라 할 것도 없이 세상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걸 실감합니다. 사랑과 연대로만 이야기해야 옳던 가족 이데올로기조차 해체되고 엷어지고 있는 걸 모른 채(인정하기 싫은 채, 인정할 수가 없는 채) 살았습니다. 「풀업」이란 소설에서 두 군데를 옮겨 썼습니다. "미수야." 그간 지수는 이렇게 진지하고 무거운 목소리로 동생의 이름을 불러본 적이 없었다. 그 때문인지 미수 역시 조금 당황한 듯했다. "넌 내가 어떻게 했으면 좋겠니? 계속 엄마 집에 얹혀살았으면 좋겠니? 아니면 독립해서 잘 살았으면 좋겠니? 아니면 그 어느 것도 선택하지 못한 채 어정쩡하게 살아갔으면 좋겠니?" "지금 무슨 소리 하는 거야? 왜 그래?" "있잖아 미수야." 아주 오랫.. 2023. 5.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