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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감사한 삶2

이 삶의 풍요에 대한 감사 나는 자주 낮잠을 잔다. 낮잠을 좋아하지만 깨는 순간도 좋아한다. 잠이 깨면 하늘을 배경으로 나무들을 볼 수 있는 장소에서 자주 살았다. 침대에 누우면 창문을 통해 하늘 아래 나무들이 보인다. 하늘빛을 배경으로 초록 잎사귀들을 볼 때면, 나는 감사하고 그리운 감정이 일어난다. 뭔가 알 수 없는 이유 때문에 죽을 때 그것들이 그리울 거라고 종종 혼잣말을 한다. 내가 무엇을 그리워할까? 색 그 자체, 아니면 그 색을 보는 것? 물론 죽으면 그러한 것들을 그리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략)… 침대에 누워 하늘색과 초록색을 보는 것은 내 프로젝트는 아니다. 그것은 내가 참여하는 것의 일부가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살아 있을 한 이유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Death』에서 저자 토드 메이는, 삶을 의미 있게 하.. 2013. 6. 23.
이희중 「햇볕의 기한」 햇볕의 기한 이희중 오십억 년이 지나면 해가 없어질 거라고 한다 바로 말하자면 없어지는 게 아니라 부풀어올라 아주 큰 붉은 별이 되었다가는 다시 쪼그라들어 아주 작은 흰 별이 된 다음 결국 뜨거운 먼지로 우주에 흩어질 거라고 한다 설사 지구가 녹아 사라지지 않고 더 뜨겁거나 차가워진 작은 태양을 여전히 돌고 있다 하더라도 그 위에 산 것은 더 없을 거라고 한다 그 막막한 세월에 나는 없을 것이니 그날을 걱정하는 일은 그야말로 기우라 비웃을 만한데, 나는 벌써 우울하고 답답하다 그 소식을 들은 후 오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고작 육억 년만 지나도 이미 아무것도 살 수 없게 더워질 거라는데 우리 후손들은, 제 손으로 대를 끊지 않았다면 그 전에 이미 지구를 떠나 더 이상은 하나의 행성에 목매지 않는 우주.. 2011.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