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을 때의 자세1 "할아버진 좋겠어요, 게임도 맘대로 할 수 있고…" 며칠 전 비오는 날 오후, 저 녀석이 나를 찾아왔습니다. 대체로 집에서 만나다가 모처럼 사무실에 있는 나를 보고 신기해했고, 이것저것 묻는 것도 많아서 한참 대답했습니다. 녀석이 다섯 살 때였던가, 내 대신 잠깐만 교장을 좀 해보고 싶다고 해서 그럼 그러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막상 학교에서 만나기로 한 날이 다가오니까 걱정이 태산이었습니다. "선생님들이 어려운 걸 물으면 어떻게 하죠?"("내가 옆에서 작은소리로 다 가르쳐 줄게.") "작다고 깔보는 선생님들도 있을 텐데……"("작아도 아주 똑똑해서 모르는 게 없다고 할게.") 그러나 녀석은 그 의자에 앉자마자 "도저히 안 되겠다"며 당장 일어섰기 때문에 '교장 대행'은 순간적인 해프닝이 되고 말았습니다. ♬ 녀석의 교장 대행 요청에 "그러라"고 한 것은.. 2013. 6. 1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