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더 살펴보고 한번 더 생각하고1 외손자 선중이 Ⅵ 지난 여름 어느 날이었습니다. 녀석이 날씨가 무더운데도 제 산책길을 따라나서게 되었습니다. 저녁식사 후에 모두들 시장에 가고 둘이서 남아 있었습니다. 어둑어둑한 골목길을 나아가며 불안해하는 것 같았으나 ○○초등학교까지만 갔다가 돌아온다니까 그 학교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면서 좀 안심하는 눈치였습니다. ‘○○초등학교’ 하면 어느 동네에서나 그리 불안해할 만한 곳은 아니기 때문이었을까요? 땀을 흘리며 돌아오는 길에 녀석이 물었습니다. “할아버지, 매일 이렇게 걸어야 해?” “그럼, 의사 선생님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죽는다고 했어. 그래 저녁 얻어먹고는 매일 저녁 이렇게 해.” 그러자 녀석이 다른 걸 가지고 대화를 잇습니다. “얻어먹기는 뭘 얻어먹어요!” “왜?” “할머니가 부인이잖아요.” “……” 뭐라고 하며.. 2010. 9.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