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 난 꼬막1 박형권 「털 난 꼬막」 아버지와 어머니가 염소막에서 배꼽을 맞추고 야반도주할 때가덕섬에서 부산 남포동에 닿는 물길 열어준 사람은 오촌 당숙이시고끝까지 뒤를 추적하다 선창에서 포기한 사람들은 외삼촌들이시고나 낳은 사람은 물론 어머니이시고나 낳다가 잠에 빠져들 때 뺨을 때려준 사람은 부산 고모님이시고나하고 엄마, 길보다 낮은 집에 남겨두고군대에 간 사람은 우리 아버지시고젖도 안 떨어진 나 안고 '천신호'를 타고, 멀미를 타고 가덕섬으로 돌아온 사람은 할머니시고빨아 먹을 사람 없어지자 젖이 넘쳐나염색공장 변소 바닥이 하얗도록 짜낸 사람은 다시 우리 어머니시고젖 대신 감성돔 낚아서 죽 끓여 나를 먹인 사람은큰아버지시고무엇을 씹을 때부터개펄에서 털 난 꼬막 캐와서 먹인 사람은 큰어머니시고그렇게 저녁마다 차나락 볏짚으로 큰아버지 주먹만 .. 2010. 4.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