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좋은 저녁이야1 김남호 「참 좋은 저녁이야」 『現代文學』 2010년 2월호 「누군가의 시 한 편」(제50회)에 소개된 김남호 시인의 詩(김남호 시인의 시집『링 위의 돼지』(2009, 천년의시작)에서 김사인 시인이 뽑은 시. 참 좋은 저녁이야 유서를 쓰기 딱 좋은 저녁이야 밤새워 쓴 유서를 조잘조잘 읽다가 꼬깃꼬깃 구겨서 탱자나무 울타리에 픽 픽 던져버리고 또 하루를 그을리는 굴뚝새처럼 제가 쓴 유서를 이해할 수가 없어서 종일 들여다보고 있는 왜가리처럼 길고도 지루한 유서를 담장 위로 높이 걸어놓고 갸웃거리는 기린처럼 평생 유서만 쓰다 죽는 자벌레처럼 백일장에서 아이들이 쓴 유서를 심사하고 참 잘 썼어요, 당장 죽어도 좋겠어요 상을 주고 돌아오는 저녁이야 우리가 어렸을 적, 동네 큰제삿날 절편을 얻어먹던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도리'는 지키던 -그렇.. 2010. 4.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