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권1 조정권 「기억해 내기」 혼자진꽃. 진 채내게 배송된 꽃. 발송인을 알 수 없던 꽃. 그 꽃을 기억해 냈다.슈베르트 음악제가 한 달간 열린알프스 산간 마을한가로이 풀꽃에 코 대고 있는 소 떼들이목에 달고 다니는 방울그 아름다운 화음에서 열차를 타고 가다가 며칠 전 신문에서 본 이 詩가 생각났다. 詩를 읽을 땐 요절한 기형도 詩人이 생각났었다. 詩人이 저승으로 간 다음에 출간된, 딱 한 권으로 된 『기형도 전집』을 읽으며 가는 호남선 열차 안에서 눈물을 글썽인 적이 있었다. 때마침 눈발이 날리는 게 보였었다. '내가 어느 글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지?'언젠가 다시 그 책을 꺼내어 찾아보다가 이렇게 중얼거렸다. '내가 지금 왜 이러지? 소녀도 아니면서……' 또 몇 해가 지나 여기까지 와서 이 詩를 보며 다시 생각난 그 詩.. 2012. 5.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