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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안대희2

심익운(沈翼雲) 「딸을 잃고 처음 강가로 나갔다」 딸을 잃고 처음 강가로 나갔다 집의 좌우에 약초밭과 화원이 있어 어딜 가든 따라오지 않은 적이 없었다. 마음이 아파도 책은 펼쳐보지 않는다. 책을 말리던 그날 네가 받쳐 들던 모습이 떠올라서다. 喪兒後 初出湖上 悲悼殊甚 詩以志之 藥圃花園屋左右(약포화원옥좌우) 閑居何處不從行(한거하처불종행) 傷心未忍開書帙(상심미인개서질) 曬日他時憶爾擎(쇄일타시억이경) 영조 시대에 천재로 알려진 지산(芝山) 심익운(沈翼雲·1734~?)이 어린 딸을 잃고 썼다. 사는 집의 좌우 양편에는 약초밭도 있고 화원도 있어 한가로이 집에 머물 때면 자주 나가봤다. 그때마다 딸은 꼭 뒤따라 나와 함께 걸었다. 이제는 집에 틀어박혀 있어도 약초밭이고 화원이고 가질 않는다. 그나마 아픈 마음을 잊기에는 책을 읽는 것이 좋을 텐데 그 책도 펼치.. 2022. 4. 20.
안대희 《선비답게 산다는 것》 안대희 《선비답게 산다는 것》 푸른역사 2007 선비는 일찍 일어나서…….' 책을 구해두고 읽지는 않은 채 10여 년 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되어 있을 책으로 여겼습니다. 주로 조선의 선비들 얘기였습니다. 이 선비는 이렇고 저 선비는 저렇고, 이런 생각을 했고 저런 일을 했고, 그러므로 어쩌면 '선비는 일찍 일어나서…….'와 같은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 스스로 쓴 선비들의 묘지명 - 13년 동안 써내려간 일기 《흠영》 - 이경전과 김정국 식 여유 - 성호 이익의 절식 철학 - 역사가 심판한 김안로, 역사가 평가한 유목인 ………… 사재思齋 김정국金正國(1485~1541)은 팔여(八餘)라는 호도 갖고 있었는데 어느 친구가 이 호의 의미를 물었을 때 이렇게 대꾸했답니다. 토란국과 보리밥을 배불리 .. 2018.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