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실1 문정희 「겨울 사랑」 겨울 사랑 문정희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서울아산병원 사보(社報)에서 읽었습니다. 병원 뒤편 한강 그 하늘 위로 다시 이 해의 눈이 내릴 때 나는 중환자실에 갇혀 있었습니다. 멀쩡한(?) 사람들은 하루만에 벗어나는 그곳에서 3박4일을 지내며 평생을 아이들처럼 깊이 없이 살아온 자신을 그 풍경에 비추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그 눈송이들이 이번에는 마치 아이들처럼 내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 큰 건물 앞으로는 자동차와 사람들이 쉴새없이 드나듭니다. 어떤 '행복한' 사람은 담배까지 피우며 걸어다닙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그 모습들은 무성영화 같습니다. 풍경에서 그리움이 피어오르기로.. 2010. 2. 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