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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니토베 이나조2

벚꽃잎 떨어져 사라져가는 봄날 일본 정신의 뿌리와 그 정체성을 찬양하기 위해 《무사도》(양경미·권만규 옮김, 생각의나무 2004)라는 책을 쓴 니토베 이나조(新渡戶稻造)는 그 책의 마지막을 비장하게, 서정적으로 다음과 같이 끝냈다. 무사도는 하나의 독립된 도덕의 규칙으로서는 사라져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힘은 지상에서 소멸하지 않을 것이다. 그 무용(武勇)과 문덕(文德)의 교훈은 해체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광명과 영광은 폐허를 뛰어넘어 소생할 것이 틀림없다. 그 상징인 벚꽃처럼 사방에서 부는 바람으로 꽃잎이 흩날려도 그 향기로 인생을 풍요롭게 하고 인류를 축복할 것이다. 백 년 뒤, 무사도의 관습이 사라지고 그 이름조차 잊혀지는 날이 올지라도 "길가에 서서 바라보면" 그 향기는 보이지 않는 머나먼 저편 언덕에서 바람과 함께 .. 2023. 4. 4.
니토베 이나조 『사무라이』 니토베 이나조 《사무라이》양경미·권만규 옮김, 생각의나무 2004      일본인들은 대단한 민족이지만 자칫하면 궤변일 수 있으므로 그 대신 이 책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2004년에 번역된 책이지만 나온 지는 백 년도 더 되었다. 일본인들이 대단하다고 해야 하는 이유가 뭘까? 먼저 종교에 대한 탐구와 해석, 그 가르침의 흡수에 대한 부분이다. 불교는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고 모든 것을 운명에 맡기는 평상심을 무사도에 부여했다. 피할 수 없는 운명에는 냉정한 마음으로 복종하고, 위험과 재난이 닥치면 금욕적인 의연함과 삶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을 갖게 했다.(21) 불교가 무사도에 줄 수 없는 부분은 신도(神道)가 충족시켜 주었다. 주군에 대한 충절과 조상에 대한 숭배, 그리고 부모에 대한 효행이 바로 .. 2009.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