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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주입식 교육21

왜 학생들을 바보 취급하나(2016.4.25) 이 사진은 이 글의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전혀 없음. 왜 학생들을 바보 취급하나 우리 집 아이와 이웃집 아이의 성적이 1, 2위를 다툰다고 하자. 다만 이웃집에서는 학교 공부만으로 만족하는데 비해 우리는 매일 다섯 시간씩 별도로 더 시켜야 한다면 우리 아이 성적이 결코 자랑스러운 .. 2016. 4. 25.
누가 '수포자'를 만드는가 (2015.12.28) 누가 '수포자'를 만드는가 "그 교사는 '교포(校抛)'예요." 교감 승진도 포기했으니까 웬만하면 간섭하지 말라는 뜻이다. 교육이 개인의 진로에 따라 해야 할 일을 결정할 수 있는 것인가. 겨우 그런 것인가. 특수한 경우이고 어처구니가 없지만 엄연한 사례다. '수포(數抛; 수학 포기)'도 있.. 2015. 12. 28.
어느 지식산업 종사자의 고백 (2015.6.8) 어느 지식산업 종사자의 고백 지식산업 종사자! 아무래도 거창한 이름이다. 지식산업, 지식기반산업! 자랑스러울 때도 있지만 학교 교사들도 자신들이 하는 일을 그렇게 부르지 않는 걸 보면 쑥스럽고 민망하다. 어떤 일을 하기에 그러느냐고 캐묻지 말고 이 고백이나 들어주면 좋겠다. .. 2015. 6. 17.
입산금지? 그런 게 어디 있어! 저 아래에 우리 동네가 있습니다. 이것도 사는 거라고, 근래에는 저기 올라가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저 산에도 나름대로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단풍이 온 산을 물들였을 것입니다. "입산 통제 안내" 내려오면서 본 입간판입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옆에서 젊은 부부가 함께 들여다보고 있었는데, 예쁘고 단단하게 생긴 부인이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습니다.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는 저 산의 특정 구역(도대체 어디를 말하는 건지, 원……) 입산을 통제한다는 경고를 보고 그런 평가를 한 것입니다. "그런 게 어디 있어!" ― 나는 이 결정을 따를 수 없어! ― 이건 잘못 정한 거야! ― 이런 결정은 있을 수 없어! ― 나도 몰래 이런 결정을 내려? 어떤 뜻으로 한 말이겠습니까? 아마 저 산 전체를 말하.. 2013. 11. 21.
정수남 선생님께 선생님! 저 기억하시겠습니까, 선생님 반 교생? 45년 전 일이고, 그나마 몇 번 뵙지도 못해서 면목은 없지만, 잊지 않으셨을 것 같았습니다. '아, 그 귀찮았던 녀석!" 하시더라도, 저로서는 함께 거닐어주신 그 강변의 밤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 실습 이튿날부터 보이지 않자, 여러 번 연락을 주셔서 마련된 만남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아름다웠고, 신혼이라고 하신 것 같고, 댁은 서울이라고 하셨습니다. "강요한다고 잘 참여할 것 같지도 않고, 그렇게 하는 것도 유치하겠죠?" "실습에 잘 참여하지 않아도 실습 점수를 주어야 하는 경우에 대해 우리 학교 교장 교감은 물론, 대학 측에 논리적으로 설명할 자신은 있어요." "그렇지만 그런 나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뿐이죠. 흉내라도 내어주면 좋.. 2013. 7. 7.
「한국의 실패」 「한국의 실패」 ♣ 2022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때의 기사입니다. 우리나라가 꼭 유치하고 싶어했지만, 기온이 50℃에 육박하고 영토가 겨우 경기도만한 카타르가 그 영광을 차지했습니다. 여러 가지 원인 분석이 있었지만 카타르는 홍보 동영상을 감동적인 드라마로 구성했고, 우리는 스.. 2010. 12. 29.
학업성취도평가, 이것이 문제다 (2010.7.29) ‘일제고사’라는 이름으로 지역별 공동출제·일제실시의 시험을 치르던 1970년대까지의 학교교육에는 심오한 교육이론이 별 필요가 없었고 교원양성대학의 교육학 강의는 학점이수를 위한 형식에 지나지 않았다. 좋은 점수가 뛰어난 지도법에 달린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매일 오후 전력을 다해 필경(筆耕)한 모의시험지를 이튿날 0교시에 나누어주는 순간 누에가 뽕잎 먹듯 온 교실에 연필소리만 들리게 하면 그만이었으므로 더 잘 가르치기 위한 교재연구나 생활지도를 위한 훈화의 필요성조차 의심스러웠다. 실험·관찰·조작·견학·조사·토의·토론 등 활동적인 수업을 잘 전개해보고 싶어도 교장실에 붙은 그래프의 높이가 낮아지면 할 말이 없을 것은 뻔한 일이었다. 고르기·단답형 문항으로 된 그런 시험을 잘 치루게 하는 것이 핵심이므로.. 2010. 7. 29.
주연의식과 조연의식(Ⅲ) : 아이들과 교사의 관계 “우리가 뭔가를 할 수 있기 전에 배워야 하는 것들을, 우리는 그것을 함으로써 배운다.”(아리스토텔레스) “누군가에게 뭔가를 가르칠 수는 없다. 당신은 오직 그가 스스로 그것을 발견하는 것을 도울 수 있을 뿐이다.”(갈릴레오 갈릴레이) “나는 듣고 잊어버린다. 나는 보고 기억한다. 나는 하고 이해한다.”(닐, 1921, 서머힐을 창립한 영국의 교육가) “지식의 유일한 원천은 경험이다.”(아인슈타인) - 존 브록만 엮음, 이한음 옮김,『앞으로 50년』중 로져 샨크의 글「우리는 더 영리해지고 있는가」(299쪽)에서 - “우리는 이들의 지혜, 이들의 마지막 선언에 공감하면서도, 실제로는 무시하고 있다. 다만, 우리의 전통인 지식주입식교육, 암기교육을 신봉하고 있을 뿐이다.”(파란편지) 선생님의 교실, 선생님의.. 2008. 10. 29.
뉴질랜드로 유학 간 D의 어머니께 “교장선생님, 저 지금 비행기 탑승합니다. 가서 멜 하겠습니다.” 2006년 7월 11일 저녁에 보내신 메시지입니다. 저는 복사꽃 찬란한 이듬해 봄은 그 학교에서 보내고, 올해의 이 봄날은 이 학교에 와서 보내고 있습니다. 두 자녀가 운동이나 활동적인 학습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잘 적응한다는 소식을 ‘그러면 그렇지!’ 하며 읽었습니다. 가을 축제 때 난타 지휘를 해서 그 학교 온 가족의 마음을 한데 모으던 4학년 D가 수학문제를 풀며 마음을 졸이던 그 표정이 떠오릅니다. 그게 그리 쉽지 않은 줄 알면서도 담임이 그까짓 수학공부 좀 제대로 하도록 간단히 지도해줄 수 없는지 답답했었습니다. 말없이 미소 짓던 J, 그 애의 표정도 떠오릅니다. 무엇이 들어 있는지 크고 시원한 눈으로 저를 쳐다보아주던 J, 체육시.. 2008.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