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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가을45

지금 이 자리 2017.8.7. 지금 여기 내가 있고, 아내가 있다. 끝나는 일이 없을, 찬란한 채널들의 대중문화도 있다. 부지런히 읽어도 끝내 읽지 못하고 말 책들도 있다. 이런 날들에 대해 눈물이 흐를 것 같은 때가 있다. 2017. 9. 17.
가을하늘 가을하늘 2015년 9월 3일. 나의 이 사진이 전형적인 우리의 가을하늘을 '가장 잘' 보여준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2년 전인데 이제 내 '스마트폰'(smart phone)은 나만 쓰고 있는 구식인 것처럼, 무슨 인공지능 같은 것이 들어 있어 발버둥을 치다가 그 기능을 오히려 퇴화시켜버린 것 같은 느낌을 .. 2017. 9. 3.
가을소리 저녁에 풀벌레 소리를 들어보았습니까? 설마 그곳까지 들렸을까요? 쓸쓸하다 정말로 쓸쓸하다는 호소. 해마다 들어서 이미 다 아는 거라며 그냥 지나오려니까 올해는 더 그렇다, 정말로 그렇다고 간절하게 주장하는 그 소리. 2017. 8. 29.
오면서 가는 저 가을 마포대로에 가을이 서성거리고 있습니다. 아직 손을 대다 만 것 같은, 초록 그대로의 나무들도 많은데 두꺼운 옷을 입은 사람들이 그 아래를 지나갑니다. 11월도 며칠이 지났으니까 초조할 것입니다. "가을이 왔다"고 하더니 당장 눈(雪) 얘기도 들렸습니다. 며칠 전에도 에어컨을 틀어 놓고는 그걸 잊었다는 듯 오늘은 히터까지 틀고 일합니다. 잘난 척해봤자, 누구나 오자마자 가는구나 싶어 하게 될 것입니다. 2016. 11. 8.
'아~따 참……' (DAUM 한국어 사전) 아따 1.상대방의 말이나 행동이 못마땅하거나 정도가 심하여 빈정거릴 때 내는 말 2.어떤 것을 어렵지 않거나 하찮게 여길 때 내는 말 예문 4건 * 용준이는 “아따, 이놈 봐라.” 하며 보리알만 한 수퉁니를 한 마리 잡아 화로에 넣었다.(→수퉁니) * 아따, 그거 별것도 아니네.(→아따) * 아따, 이 녀석 말 한번 잘하는구나.(→아따) * 아따, 그놈 술 한번 잘 마시네.(→아따).......................... (NAVER 국어 사전) 아따 1[감탄사] 1. 무엇이 몹시 심하거나 하여 못마땅해서 빈정거릴 때 가볍게 내는 소리. 2. 어떤 것을 어렵지 아니하게 여기거나 하찮게 여길 때 내는 소리. 아따 2[어미] [옛말] -았다. 아따 지식iN 오픈국어 전라도 말.. 2016. 10. 12.
세월 '또 가을…….' 아파트 뒷마당을 지나며 생각했습니다. 지난해 어느 초가을 저녁, 바로 그곳에서, 그 생각을 하던 때가 떠올랐습니다. 낮에 버스 안에서는 전혀 다른 느낌을 이야기하는 걸 들었습니다. 풋풋한 아가씨들이었습니다. "오늘이 화요일이야?" "응." "날짜 더럽게 안 가네!" 나도 그랬었습니다. '나도 저 나이가 될 수 있을까?' '어쩔 수 없어서라도 먼저 이야기하도록 바라봐줄 때가 오기나 할까?' 그게 예고도 없이 와서 지나가려고 합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 아가씨들에게 이 이야기를 해줄 것까지는 없을 것입니다. 그걸 미리 알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쓸데없는 일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2016. 9. 29.
가을구름 나를 두고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도무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나날들이 나를 두고 나를 빤히 쳐다보며 지나가버리네. 2016. 9. 24.
2016 가을엽서 하늘이 높습니다. 연일 가을구름 퍼레이드가 펼쳐집니다. 밤은 더 깊습니다. 책을 들면 1분에 한두 번씩 눈이 감기는 것만 아니면 얼마나 좋을까 싶습니다. '까무룩' 내처 가버려도 그만일 길을 매번 되돌아오긴 합니다. 이런 지 꽤 됐고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몸은 한가롭고 마음은 그렇지 못합니다. 두렵진 않은데 초조합니다. 어떻게 지내십니까? 2016. 9. 15.
물리학자의 立秋 Ⅰ 저 신록의 계절, 저때만 해도 괜찮았다. 괜찮았다기보다는 의욕에 차 있었다. 올해도 손자손녀를 보러 열 몇 시간 걸리는 미국행 비행기를 타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그러던 각오가 무색하게 여름이 오자마자 미국행을 포기해서 손자손녀 일행이 다녀가게 하더니, 수소폭탄 원리를 연구해서 생활 에너지로 쓰게 되면 환경오염도 막을 수 있고 이상기후 같은 것도 해결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그리 수월하지 않은 연구라는 둥 어떻다는 둥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말까지 했다. Ⅱ 마침내 기온이 35도를 오르내리고 열대야가 계속되던 지난 주말에는 이런 여름이라면 지쳐서 견디기가 어렵다고 했다. 더구나 무슨 생각을 했는지, 자신은 마지막에 이르면 모르핀이나 놓아달라고 하지 결코 다른 치료는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 2016. 8. 10.
2015 가을엽서 아무도 보이지 않는 가을강변이 향수를 불러옵니다. '강변'은 끝없는 노스탤지어로 남을 것입니다. 원두막에서 가을바람을 맞고 있는 옥수수는 올해도 영글어서 어김없음에 위안을 느낍니다. 여름하늘은 저렇지 않았습니다. 구름은 우리의 복잡한 사정도 다 살펴가며 흘러가다가 갑자기 바람이 스산해지고 순식간에 2016년이 올 것입니다. 기한을 정해 놓은 것처럼 초조해집니다. 얼마 되지도 않는 서장의 책들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2015. 9. 13.
가을이 온 날 사진 제목은 '올가을을 처음 만난 아침'입니다. '노루'님의 블로그《삶의 재미》(2014.9.24)에 실렸습니다. 이런 설명이 붙었습니다. 이른 아침. 집에서 나가면서 만나는 동네 큰길 건너편의 물푸레나무. 저 나무가 단풍 든 걸 처음 보는 게 그 해 가을을 처음 대면하는 걸로, 언제부턴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작년과 다르게 올해엔, 가을이 벌써 근처에 와 있는 걸 느끼고는 있었다. 어쨌거나, 작년 사진을 보니, 가을을 작년보다 열흘쯤 이르게 보는 거다. ♬ 가을은, 지역별로는 조금씩 차이를 보이면서, 그러니까 어느 특정 지역이라면 '일시에' 이 세상에 오는 것인데 그 가을이 오는 걸 "저 나무가 단풍 든 걸 처음 보는 게 그 해 가을을 처음 대면하는 걸로, 언제부턴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 2014. 10. 1.
2013년 秋夕 2013년 秋夕 ♬ 아내는 열흘쯤 전부터 제사, 차례 준비를 합니다. 가령 약주, 건어물, 식용유, 햅쌀, 한과 같은 건 미리 한가한 마음으로 사두어야 서두르지 않게 되고, 제값을 주고 살 수 있고, 양도 속지 않고, 무엇보다 정성들여 준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두세 군데의 시장을 둘.. 2013.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