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서 있는 달개비1 이생진 「혼자 서 있는 달개비」-그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시 1 달랑 하나 남은 노란 열매가 안쓰럽습니다. 2 저 가지가 지탱하겠나 싶게 주렁주렁 달려 있었습니다. 드나들 때마다 바라보며 으쓱해했습니다. '나도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이다!' 그러나 좋은 일은 오래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떤 아주머니가 저 나무 아래 풀숲을 뒤적이고 있었고, 아내는 좀 언짢은 표정으로 그 아주머니와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나무는 열매들을 다 어떻게 했는지 저렇게 앙상한 몰골로 서 있었습니다. 여자는 버팀목까지 해둔 저 나무를 흔들어 떨어진 열매를 줍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날 저녁까지 주렁주렁 달려 있던 열매가 한꺼번에 다 익어서 가만히 두었는데도 우수수 떨어질 리는 없었을 것입니다. 설탕으로 버무려 효소를 만들겠다고 하더랍니다. "관리사무소에서 농약.. 2015. 7.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