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명춘1 「새우전傳」 새우전傳 함명춘 노량진 수산시장 입구엔 내장처럼 버려진 사람이 앉아 있었다 그가 하는 일이라곤 하루 종일 혼잣말을 하는 것이었다 고향은 목포 앞바다였다고 어딜 가도 먹을 게 지천인 청정 해역에서 눈은 송곳같이 빛났고 가슴 속엔 잠시도 잦아든 적 없던 꿈이 물결치는 새우였다고 어느 날 어부들이 풀어놓은 그물에 잡혔는데 덩치가 성인만큼 커서 바로 곡마단에 자기를 팔아 넘겼다고 했다 눈을 떠보니 자기 몸엔 흰 와이셔츠에 나비넥타이가 매어져 있었고 이름도 얼굴도 알 수 없는 단원이란 사람들이 자신을 드러눕히곤 다리로 공을 굴리는 일을 시켰다는 것이다 사소한 어떤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그들은 수시로 채찍을 휘둘렀고 얼마 후 여러 개의 다리로 셀 수 없이 많은 공을 굴리게 되자 수많은 관객들이 몰려와 하루아침에 그.. 2015. 11. 2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