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혜영의 코이잉어1 코이 잉어 작가들은 품위 있게 이야기할 줄 안다. 그러니까 작가겠지? 박선우의 단편 「밤의 물고기들」에는 코이 잉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코이 잉어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환경에 맞춰 성장하는 물고기"인데, 가정용 어항에서는 5센티미터, 큰 수족관에서는 30센티미터까지, 강에 풀어놓으면 1미터가 훌쩍 넘게 커진다. 사는 곳의 면적이 코이 잉어의 체적을 결정하는 것이다. 온기나 낙관, 선善과 선의에 대한 상상력은 코이 잉어와 같을지도 모르겠다. 없다고 생각하면 없고, 작다고 생각하면 겨우 머물지만, 어디에나 있고 틀림없이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반드시 존재하며 하염없이 부피와 무게를 늘린다. 박선우의 소설 덕분에 나는 코이 잉어의 크기를 조금 더 키울 수 있게 되었다. 편혜영의 에세이 「내가 기대하는 작가 박선우|.. 2020. 7.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