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의 슬픔1 이생진 「칼로의 슬픔」 칼로의 슬픔 칼로*의 그림 앞에서 손수건을 꺼낸다 칼로의 눈물을 닦아 주기 위해서다 허나 그녀는 칼날 같은 눈으로 나를 흘겨보더니 네가 뭔데? 간섭하지 마 그래서 나는 슬그머니 손수건을 집어넣었다 고흐의 '슬픔'만 슬픔인줄 알았는데 칼로의 슬픔은 그보다 더하다 화살이 박힌 상처에서 피가 흘러도 칼로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는다 고흐는 면도로 귀를 잘랐고 칼로는 수술대에서 다리를 잘랐다 고흐는 권총으로 가슴을 쐈고 칼로는 눈으로 자기를 쏘는 자의 가슴을 쐈다 결국 그들의 눈에 담고 간 것은 그들이 그리다 간 세상이다 고독의 아픔 그들의 고독에서 피가 난다 * 프리다 칼로 (Frida Kahlo 1907-1954) 멕시코의 화가 (2015.7.22) 여름이 시작될 무렵 프리다 칼로의 자화상들을 보았습니다. 블.. 2015. 9.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