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체벌6

'무너지는 학교'의 교장선생님께(2011.7.13) 교장선생님. 교실이 무너지고 있다고들 합니다. 대답을 듣기조차 조심스럽고 두렵지만, 그게 정말인가요? 교실이 무너지다니요? 그럼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 학교가 무너지고 있다면, 그렇게 이야기해야 하는 게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우리 국민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 건가요? 우리가 꼭 이룩해야 할 것이 있다면, 우리 국민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를 지닌 과제가 있다면 그건 결국 ‘교육’을 통해서라야 성취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까짓 거 교육이야 제대로 하든 말든 돈만 많으면 그 과제들을 잘 이루어낼 수 있다고 한다면,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주장이 아닐까요?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우리 국민이 함께 유지·계승해 나가야 할 우리만의 가치관이 있다면 그건 무엇으로 가능한 것일까.. 2011. 7. 13.
대체벌 아이디어 체벌에 대한 논란이 좀 사그라든 것 같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심각한 면이 있겠지요. '교사들이 쏟아낸 대체벌 아이디어' 기사를 봤습니다. 반성문에 친구와 교사의 사인 받기, 학생·부모·교사가 함께 나눔일지 쓰기, 권장도서 읽기, 한자·영어문장 쓰기, 운동벌 하기, 가령 축구 리프팅 10번, 탁구 스매싱 자세 연습 100번, 배구 오버핸드패스 100번 등 # 글쎄요. 저로서는 의문인 종목이 대부분입니다. '운동벌', '학습벌'로 분류되는 것들이 그렇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아이에게 공부를 더 시키는 꼴이니까요. 제안한 교사들도 '벌을 주는 동시에 학습 효과도 거둘 수 있어 일석이조'라고 했다는데, 제가 학생이라면 참 따분할 때는 차라리 책을 읽고 싶거나 운동을 하고 싶어지고, 그럴 때는 '슬슬 무슨 잘못이나.. 2011. 3. 3.
다시 체벌에 대하여 이럴 때의 교권(敎權)이란 교사로서의 권리(權利)를 말하는 건지 교사의 권위(權威)를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으나 요즘 그 교권이 무너진다고 야단인 가운데, 대구시교육청이 '어른들을 공경할 줄 모르고 교사에게 대들고 배려심, 질서의식도 없는 버르장머리 없는 학생들을 근절하기 위한 운동'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오는 3월부터 경상북도 안동시 도산면 한국국학진흥원과 공동으로 대구시내 100곳의 유치원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을 실시하고, 내년에는 310곳의 모든 유치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는 것입니다. 한국국학진흥원과 인성·예절교육 관련 공동연구를 한 결과를 토대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운영 등을 함께 추진하기로 한 것입니다. 대구시교육청에서는 또 연수원 소속 전문 예절교육 강사 300명을 초·중·고.. 2011. 1. 5.
‘체벌 금기’ 美서도 ‘사랑의 매’ 통했다-‘이런 기사’ Ⅴ- 어제 M일보 2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부제(副題)는 「'난장판' 빈민가 초등학교 회초리교육 뒤 성적 향상, 州정부 상 잇달아 휩쓸어」였습니다. 체벌을 터부시하는 미국에서도 '사랑의 매'로 난장판 초등학교를 바로세운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28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학생의 90% 가량이 빈민층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존 C캐훈 초등학교가 체벌교육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2006년 데이비드 닉슨 교장은 부임 후 전임 교장이 사용하던 캐비닛에서 60㎝ 길이의 나무 회초리를 발견하고 체벌교육을 결심했다. 닉슨 교장이 부임하기 전 한 교사는 난장판 학교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떠났고 다니던 자녀들도 다른 학교로 옮겨버렸다. 학부모 회의를 소집해도 전체 학생 266명 중 참석한 부모는 10여 명에 불과할 정도.. 2009. 4. 30.
선생이라는 작자가 아이를…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97 선생이라는 작자가 아이를… 학력이라야 초졸, 중졸, 잘해야 고졸인 초등학교 동기생 모임에 나가면 친구들이 대뜸 이렇게 나온다. "야 인마! 교육부, 왜 그래, 응?" 사실은 물음도 아닌 그 불평·비난에 "만나자마자 또 왜 이래?" 하면 그때마다 불평·비난거리가 달라진다. "선생이라는 작자가 아이를 두들겨 패서 또 신문에 났잖아!" 그럴 때 나는 있는 지식 없는 지식 총동원하여 변호하고 설명하고 설득하던 그 작전을 다 팽개치고 아무 말도 않는다. 대답해봤자 신통한 반응을 얻기가 어렵다. 어떤 장소에서, 몇 센티미터짜리 회초리로, 어느 부위를, 몇 대 때려주라는 규칙을 정하게 했다거나 이번에는 대법원까지 나서서 교사의 체벌이 어떤 경우에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지 일종의 .. 2007. 8. 29.
체벌과 아이의 자존심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75 체벌과 아이의 자존심 초등학교 4학년 때였습니다. 장마가 계속되던 어느 여름날, 매를 맞을 네댓 명에 들고 말았습니다. 이유는 지금도 모릅니다. 담임은 다짜고짜 각자 몽둥이를 만들어 오라고 했습니다. 너무 가느다란 건 불리할 게 뻔했습니다. 주룩주룩 내리는 그 비를 맞으며 학교 뒤 아카시아 숲을 향해 뛰었습니다. 우산도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빗물 때문에 눈물이 흐르는지는 몰랐습니다. 제 자존심도 빗물과 함께 무너져 내렸습니다. 그렇게 뛰었지만 칼을 가진 아이가 단 한 명이어서 그 빗속에서 순서를 기다렸습니다. 그 기억이 강하여 그날 얼마를 맞았는지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이유만 알면 좀 맞는 것쯤은 괜찮습니다. 5·6학년 때는 다시 늘 상장, 표창장을 받았고 아무도 저.. 2007.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