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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지식교육6

학교는 성공할 수 있을까?(2024.1.26) 신 교사 : 어떻게 지내세요, 선배님? 고 교사 : 응, 방학이니까 아무래도 마음이 좀 편하네. 신 선생은 어때? 신 교사 : 전 그렇지 못해요. 하루하루 개학이 다가온다고 생각하면 날짜 바뀌는 게 두려워요. 올해는 또 무슨 일이 있을까, 버텨낼 수 있을까 조바심을 느껴요. 고 교사 : 멋진 교사가 되자고 다짐하던 그 자존감은 어떻게 하고 그래? 신 교사 : 자신감이 떨어지니까 자존감은 저절로 사라져요. 그만두고 고시 준비할 용기 같은 건 없고 부모님 실망은 어떻게 하나 싶고 그렇다고 내가 이 좌절감, 절망감을 극복해낼 수 있을지 의심스럽고요. 고 교사 : 그 정도야? 어떤 일이 있었던 거야? 신 교사 : 그렇진 않고요. 그렇지만 학부모로부터 폭언을 듣고 민원을 받고 지나친 개입을 당하는 교사 이야기가 .. 2024. 1. 26.
우리에겐 저 학생들뿐이다 그 변호사는 취임 직전 임명이 취소되었다. 대학에 재학 중인 아들의 고등학교 시절에 학교폭력 사건이 있었고 학교와 교육청 조치에 불복하여 법의 심판을 거듭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였다. 인터넷에서 사건의 전말에 대해 검색해봤자 발단과 경과, 소명, 조치 상황 등을 다 파악하기도 어렵지만 단언할 수 있는 건 관계자 그 누구도 행복하진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다. 누구의 책임일까? 법적으로 해결하려고 들면 일단 교육적 책임 같은 건 따질 수 없게 되는 것일까? 아니면 교육은 무한정의 책임을 져야 마땅한 것일까? 사건의 발단, 경과, 결과의 어디에 중점을 두어야 교육적일까? … 그러지 않아도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을 수 있었다. 어느 TV 프로그램에서는 초중고 시절 극심한 고통을 겪어서 모든 일.. 2023. 4. 28.
단편적 지식주입식교육, 백약이 무효? (2022.12.30) 우리 교육의 수준을 평가해보자고 하면 뭐라고들 할까? 교육부 직원이라면? 서슴없이 세계적 수준임을 얘기하고 싶을 것이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를 보여주면서 교육자라면 거의 누구나 부러워하는 핀란드와 수위를 다투어 왔다는 사실을 강조하겠지. 그러면 핀란드 학생들은 오후 3시까지만 공부하지만 우리나라 학생들은 11시까지 공부해야만 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주의할 것이 있다. 어느 해외 인사가 깜짝 놀라며 한국에선 세 시간만 공부하느냐고 문의한 일이 실제로 있었으니까 그 11시가 오후라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한다. 객쩍은 소리지만 하루가 학생들에게도 공평하게 24시간일 뿐인 사실은 다행스러운 일이 분명하다. 시간이 더 허용된다면 학생들은 더 고달픈 세월을 보내야 하리라. 그들의 하루하루는 .. 2022. 12. 30.
'참고서가 필요 없는 교과서' '친절한 교과서' 시월 오일은 '교과서의 날'입니다. 정부의 공식적인 기념일은 아닙니다. 그 왜 '빼빼로데이' 같은 건 달력에 인쇄되는 공식적인 기념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교과서의 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날은 지금은 사라져버린 교육부 편수국 출신들의 모임 '한국교육과정교과서연구회'에서 자의로 정한 기념일입니다. 정부에 제안해 봤지만 이미 기념일이 너무 많아서 곤란하다고 거절하더랍니다. 그래서 우리끼리 해마다 기념행사를 하며 이날을 기리는데, 올해가 여덟 번째입니다. 제8회 교과서의 날! 이날, 저 자료집 표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심포지엄을 열었는데, 제가 주제 발표를 했습니다. 발표 원고는 그동안 썼던 잡문들을 모아서 마련했습니다. 논리적으로 쓸 재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딴에는 하고 싶은 말은 분명했습니다. 길어서 읽.. 2013. 10. 8.
정수남 선생님께 선생님! 저 기억하시겠습니까, 선생님 반 교생? 45년 전 일이고, 그나마 몇 번 뵙지도 못해서 면목은 없지만, 잊지 않으셨을 것 같았습니다. '아, 그 귀찮았던 녀석!" 하시더라도, 저로서는 함께 거닐어주신 그 강변의 밤을 잊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 실습 이튿날부터 보이지 않자, 여러 번 연락을 주셔서 마련된 만남이었습니다. 선생님은 아름다웠고, 신혼이라고 하신 것 같고, 댁은 서울이라고 하셨습니다. "강요한다고 잘 참여할 것 같지도 않고, 그렇게 하는 것도 유치하겠죠?" "실습에 잘 참여하지 않아도 실습 점수를 주어야 하는 경우에 대해 우리 학교 교장 교감은 물론, 대학 측에 논리적으로 설명할 자신은 있어요." "그렇지만 그런 나를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람은 한 사람뿐이죠. 흉내라도 내어주면 좋.. 2013. 7. 7.
학교교육과정 편성·운영·평가의 실제 걸핏하면 "그것에 관한 글을 써보겠다"는 생각을 하거나 그런 식으로 말하며 살아왔습니다. 대표적인 주제가 ‘학교교육과정’입니다. 쓰긴 뭘 쓰겠습니까. 언제 무슨 수로 쓰겠습니까. 다 썼다면 벌써 책이라도 몇 권 나왔을 것입니다. 제가 글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한 가지는 게으르다는 점입니다. 이건 천성이어서 어쩔 수가 없는 일입니다. 다른 한 가지 이유는 제대로 공부한 적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학자들은 조그만 아이디어도 잘 정리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할 줄 아는 사람들입니다. 그 점은 두고두고 안타깝지만, 자기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죗값입니다. 그러므로 두 가지 이유 모두 이제 와서는 어쩔 수 없다는 사실이 한탄스럽습니다. 그래서 지난여름 이곳저곳에서 강의한 내용이라도 탑재하게 되었습.. 2009.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