쥘 르나르의 이야기1 쥘 르나르〈필립 집안의 가풍〉 쥘 르나르 Jules Renard 〈필립 집안의 가풍〉 윤옥일 옮김, 동서문화사 2013 1 『홍당무』와 『박물지』(쥘 르나르)를 읽은 것은 그의 『일기 The Journal』 때문이었습니다. 『웃으면서 죽음을 이야기하는 방법』(줄리언 반스)이라는 책에 소개된 그 『일기』는 그냥 넘어갈 수 없을 궁금증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르나르는 옛날 생각을 하다가 자기 연민에 젖어 어린 시절의 분신을 어루만지는 일은 일절 하지 않았다. (통상적으로 사춘기에 생겨나지만, 사람에 따라 평생토록 계속되기도 하는) 그런 연민은 유년기를 재가공해 가짜로 만드는 경우가 허다하다. 르나르에게 아이란 '작고, 필요한 동물이지만 고양이만큼도 인간적이지 못한' 존재였다. 이는 그가 1887년부터 1910년 죽을 때까지 썼던 걸작, 『일.. 2017. 3. 20.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