쥘 르나르1 쥘 르나르 《박물지》 쥘 르나르 Jules Renard 《박물지 Histoires Naturelles》 윤옥일 옮김, 동서문화사 2013 * 백조 그는 연못 위를 구름에서 구름으로 가는 흰 썰매처럼 미끄러져 간다. 왜냐하면, 그는 물속에서 생기고 움직이고 사라지는 솜털구름처럼 식욕을 느끼기 때문이다. 그가 원하는 것은 그 구름 한 조각이다. 그는 부리로 겨냥하여 눈 옷을 입은 그 목을 갑자기 물에 담근다. 그러고 나서 여자의 팔이 소맷자락에서 나오듯 그는 목을 다시 쑥 내민다. 아무것도 잡지 못한다. 그는 바라본다. 구름은 놀라서 사라졌다. 실망은 오래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구름은 이내 돌아올 테니까. 정말 저 멀리 수면의 물결이 사라져가는 언저리에서 또 하나의 구름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가벼운 털방석을 타고 백조는 조용히.. 2017. 3.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