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숙향1 조숙향 「가을이 오는 소리」 가을이 오는 소리 조숙향 하늘 사이로 구름이 흘러갑니다 구름 사이로 하늘이 흘러갑니다 하늘과 구름, 틈 사이에서 긴 여름을 견뎌낸 연보랏빛 구절초 한 송이 사뿐히 길섶으로 내려와 그대에게 가는 길을 묻습니다 태풍 '볼라벤'이 물러가자마자 '덴빈'이라는 게 올라온 날 오후에 불광역 근처에서 회의를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은, 비바람 때문에 스산했습니다. 차들은 바삐 돌아가고 싶어 초조해하는 것 같고, 다른 날보다 일찍 날이 저물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횡단보도 앞에 서 있는 사람의 우산이 뒤집어질 뻔했고, 어떤 여자 노인은 "아이구 추워!" 하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세상 일이 다 이렇습니다. 아주 더워서 가슴이 다 답답하던 것이 바로 엊그제였는데, 며칠간 태풍들이 오가고 나면, 언제였느냐는듯 당장 가을입니.. 2012. 9. 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