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수의 소설1 푸르렀던 날들 (2) - 정영수(단편소설) 「기적의 시대」 그것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는 몰라도 어쨌든 나는 그녀에게 나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그러나 그건 불가능했다. 그녀에게는 이미 남자친구(창동인지 어딘지 당시의 나에게는 이름부터 낯설고 아득히 먼 곳처럼 느껴지는 곳에 살고 기타를 잘 친다는)가 있었다는 사실을 제쳐두고서라도, 그때 나는 그녀에 대한 내 감정을 말로 내뱉는 순간 그녀에게 실제와 다른 방식으로 가닿게 될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건 좋아한다거나 사랑한다거나 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입에 올리는 그런 말이 아닌 실제로 다가가야 할 성질의 어떤 것이었다. 우리가 뭔가가 된다면 그것은 시간을 초월한 무언가, 적어도 전형적인 연애관계가 아닌 무언가여야 했다. 나는 그녀에게 이러한 나의 진실된 마음을 입증하기 위해서 그녀와 사귀고픈 .. 2019. 3. 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