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어머니1 오탁번 「작은어머니」 작은어머니 푸새한 무명 뙤약볕에 말려서 푸푸푸 물 뿜는 작은어머니의 이마 위로 고운 무지개가 피어오르고 보리저녁이 되면 어미젖 보채는 하릅송아지처럼 나는 늘 배가 고팠다 안질이 나서 눈곱이 심할 때 작은어머니가 솨솨솨 요강 소리 그냥 묻은 당신의 오줌을 발라주면 내 눈은 이내 또록또록해졌다 초등학교 마칠 때까지 작은어머니의 젖을 만지며 잤다 회임 한 번 못한 채 젊어 홀로 된 작은어머니의 예쁜 젖가슴은 가위눌림에 정말 잘 듣는 싹싹한 약이 되었다 오탁번 『눈 내리는 마을』(시인생각, 2013), 22쪽 오탁번 시인의 시를 읽을 때마다 '이 시인의 시에는 스토리텔링이 들어 있어서 시를 읽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에는 읽기가 어려운 시도 많습니다. 재미가 없더라도 '시인이 애써서 지은 시니까……'.. 2013. 4. 2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