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종란1 글싹 선생이라는 사람은, 그 말 한마디의 영향으로 아이의 장래가 결정되기도 합니다. 그럴 줄 알았으면 더 깊이 생각해볼 걸 싶지만 그게 어디 그렇게 간단합니까. 더구나 이미 몇십 년 전의 일이라면? 선생님 때문에 이렇게 삽니다, 하면 곤혹스럽습니다. 내가 뭘 잘못한 건 걸까 싶어서 두렵고 조심스럽습니다. 이 작가에게 50년 전의 나는 또 무슨 짓을 한 것일까요. 글싹 김 종 란 엄마한테 등짝을 맞고 쫓겨났어요. 장독 뒤에 숨어서 울었어요. 옥잠화 새싹이 자꾸만 고개를 내밀어요. 그래서 그만 웃었어요. 초등학교 3학년 국어 시간, 동시 단원의 수업이 끝난 후 동시 쓰기가 있었다. 제목은 ‘봄’ 이었다. 동시가 뭔가. 도대체 뭐를 어떻게 쓰라는 건가. 머리를 긁적이며 눈만 끔벅대는 우리들에게 선생님은 그러셨을 것.. 2020. 11.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