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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외손자14

외손자 선중이 Ⅱ 1학년 운동회를 하는 중에 5반의 G라는 아이와 몇 마디 얘기를 했습니다. 머리에 상처가 나서 거즈를 붙이고 있었습니다. 옆에 있던 아이가 일렀습니다. “몇 바늘 꿰맸대요.” 침대에 부딪쳐서 그렇게 됐다고도 했습니다. 그 애는 지난해에는 병설유치원에 다녔습니다. 유치원 수료 기념사진 한 장을 찍는데 하도 움직여서 아주 오래 걸렸어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그 애는 다른 아이들의 자세에 관심이 많았으므로 다른 모든 아이들이 자세를 잘 잡으면 그 아이도 제대로 할 것이라는 게 그때의 제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니 재미있을 수밖에요. 병설유치원 원장이 그런 재미 아니면 무슨 재미로 살겠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유치원 선생님들은 그런 일을 할 때 오래 걸리게 합니다. 그냥 찍어도 좋을 텐데 온갖 간섭을 합니다. 올해도 .. 2009. 9. 14.
외손자 선중이 Ⅰ 선중이는 제 외손자입니다. 곧 초등학교 2학년에 올라갑니다. 둘째 딸이 낳았습니다. ‘선중(宣中)’이라는 이름은 제가 지었습니다. ‘가운데에 펼쳐라’, 다른 이들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거기에는 제 희망과 기대, 욕심이 들어 있습니다. 제 핸드폰 앨범에는 그 애 사진이 대부분입니다. 조용할 때 들여다보면 사진 크기가 작아서 안타깝고 그 애가 더 그리워집니다. 그 애는 좀처럼 전화를 하지 않습니다. 며칠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막막한 느낌입니다. 내가 이런데도 그 애는 전화를 하지 않으니 참 무심한 아이입니다. 설에 다녀갔고, 그 얼마 전에 며칠 머물다 갔습니다. 그러고 보니 아직 전화를 기다리지는 않아도 될 것 같은데 아주 오래 된 것 같습니다. 전에는 우리와 함께 지내고 싶어 하면서도 제 부모와 헤어져 있는.. 2009.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