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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아일린 폴락3

"나중에" "나중에" "내가 그런 말을 얼마나 자주 듣는지 아니? '박사학위를 받고 나면 시간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박사학위를 받고 나면 박사후과정을 해야 하고 논문을 써서 명성을 쌓아야 하지. 그러면 '대학에서 종신직을 보장받고 나면 시간이 있을 거야.'라고 또 얘기하지. 그런데 종신직을 받고 나면 독자적인 실험실을 운영해야 하고, 세미나와 위원회에 참석해야 하고 학과 내에서 정치까지 해야지. 마지막엔 이렇게 생각하지. '퇴직하면 시간이 있을 거야.' 그런데 퇴직할 때쯤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나면 하고 싶었던 게 뭔지 기억조차 못해. 그리고 내 말을 들어봐. 이 사람들 대부분은 5시 반에 집에 와서는 6시 반이면 실험실로 돌아가야 하는데 식탁에 왜 스테이크가 차려져있지 않냐고 부인에게 화를 내지. 나 역시 아내와.. 2017. 6. 27.
'평행 우주 속의 소녀'가 본 교과서 # 1 교과서에 나온 것을 그대로 가르치는 수업, 그리고 창의적이지 못한 수업 피네건 교장은 과학에 관해서는 고개를 흔들었다. 이틀에 한 번 겨우 한 시간이 과학 수업에 할당되며, 커리큘럼은 고작 마요네즈 병에서 리마 콩이 발아하는 것을 보여준다든지 잉크에 담근 셀러리 줄기의 희미한 초록색 관을 따라 잉크가 올라가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 같은 전혀 혁신적이지 않은 내용뿐이라는 것이다. 교사들에게도 과학은 편하지 않은 과목이라고 그녀는 설명했다. 대부분의 교사들이 학생의 기발한 과학 관련 질문에 대답할 수 없을까봐 걱정하기 때문에 과학실험처럼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수업보다는 교과서에 나온 것을 그대로 가르치는 수업을 더 선호한다고 했다.(299) 대부분의 여성은 수학과 과학의 진정한 아름다움과 조우하기 훨.. 2016. 5. 19.
아일린 폴락 『평행 우주 속의 소녀』 아일린 폴락 『평행 우주 속의 소녀』 The Only Woman in the Room 한국여성과총 옮김, 이새, 2015 여성은 20세기 초까지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과학자' 대접을 받지 못했다. 1903년 노벨물리학상, 1911년 노벨화학상까지 받은 마리 퀴리(Marie Curie)가 당시 프랑스과학아카데미(Academy of Science)의 회원 선출에서 어이없이 탈락한 것은 극적인 사례다. 노벨상 역사에서 두 개 과학 분야에서 두 번의 상을 받은 건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하지만 그런 성취에도 불구하고 마리 퀴리는 무선통신 분야의 남성 브랜리(E. Branley)에게 밀려 탈락된다. 프랑스과학아카데미 최초의 여성 회원은 1962년, 그리고 최초의 여성 정회원은 1979년에 가서야 나타난다. 고.. 2016.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