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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사랑과 결혼2

부부 : 행운의 세례 혹은 상극관계 시험기간이 되면 모두들 집에 일찍 들어가고 나 혼자 쏘다녔습니다. 하기야 나는 동기생들하고는 놀지 않고 시내에 나가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고 다녔을 뿐이어서 대학생 주제에 들어앉아 허접한 내용들을 죽어라 암기하거나 좁쌀 글씨로 써서 커닝 준비를 하는 일 따위에는 관심도 없었습니다. 그들은 나를 보고 "저렇게 해서 발령이 난들 선생을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다"고들 했는데 두어 명 여학생은 측은하게 여기고 도와주고 싶어 했습니다. 과제물을 만들어주기도 했고 저녁에 남 안 볼 때 불러서 찾아가면 노트 복사물을 주면서 좀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친절을 베푼 여학생(여 선생님) 한 명을 나중에 남한산성 동기회 때 만나게 되었는데 이런저런 시간 중에는 일부러 그러지 않았는데도 둘이서 걸을 수 있는 시간도 있.. 2023. 4. 30.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 남순우 옮김 / 혜원출판사 2005 딸 다섯을 둔 가정, 그 딸들의 결혼을 이야기한다. 베넷 씨는 날카로운 재치와 풍자적인 기질을 가지고 있으며, 신중하면서도 변덕스럽고 복잡한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23년이나 함께 생활한 그의 아내조차도 남편의 성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았다. 반면에 그의 부인은 속으로 감추지 못하고 쉽사리 노출시키는 성격이었다. 그녀는 이해력이 부족하고 지식이나 교양이 풍부하지 못하여, 변덕스러운 성격을 가진 여자였다. 뭔가 마음에 안 들면 자기 신경이 예민해서 그렇다고 혼자 결론을 내리곤 했다. 딸들을 결혼시키는 것이 그녀의 인생 목적이었고, 다른 집을 방문하여 수다를 떠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다.(8) 이 집의 .. 2020. 9.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