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1 「라일락」 강남대로변의 라일락입니다. 그 길을 지나갈 때마다 무언가 주눅이 들어서 얼른 벗어나고 싶어집니다. 아무리 살펴봐도 이렇게 볼품없는 남성은 한 명도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된 일인지 예전처럼 눈이 자그마한 여인조차 눈에 띄지 않고 하나같이 왕방울 같은 눈에 차림들이 영락없는 영화배우들 같아 보여서 그럴 것입니다. 그렇게 지나가는 그 길에서 도저히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향기로, 라일락이 불러세웠습니다. "나, 여기 있다!" 어느 집 정원의 해묵은 라일락처럼 그리 자랑스러운 자태도 아닙니다. 저런 몸으로 어떻게 그만큼의 향기를 내뿜는지, 그 분망한 길에서…… 불연듯 저 지례예술촌장 김원길 시인의 「라일락」이 생각났습니다. 접근하기 어려워서 아예 포기해버린 소녀, 무언가 복잡한 일들에 얽혀 있어서 .. 2014. 4.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