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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닥터 지바고5

오탁번 「라라에 관하여」 라라에 관하여 原州高校 이학년 겨울, 라라를 처음 만났다. 눈 덮인 稚岳山을 한참 바라다보았다. 7년이 지난 2월달 아침, 나의 天井에서 겨울바람이 달려가고 대한극장 이층 나列 14에서 라라를 다시 만났다. 다음 날, 서울역에 나가 나의 내부를 달려가는 겨울바람을 전송하고 돌아와 高麗歌謠語釋硏究를 읽었다. 형언할 수 없는 꿈을 꾸게 만드는 바람소리에서 깨어난 아침, 次女를 낳았다는 누님의 해산 소식을 들었다. 라라, 그 보잘것없는 계집이 돌리는 겨울 풍차소리에 나의 아침은 무너져 내렸다. 라라여, 본능의 바람이여, 아름다움이여. - 『현대문학』 2012년 2월호(212~213) 김행숙 시인의 「누군가의 시 한 편」 - 출전 : 오탁번 『아침의 豫言』(조광출판사, 1973). 오탁번 시인은 재미있습니다. .. 2013. 1. 10.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Ⅲ B.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 김재경 옮김, 혜원출판사, 2007 2010. 1. 12.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Ⅱ B.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 김재경 옮김, 혜원출판사 2007 혹한과 폭설이 이어지다가 모처럼 포근한 토요일 낮입니다. 오후에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우리 학교에서 제일 아름다운 여 선생님 한 분의 결혼식 주례를 하고 들어왔습니다. 또 눈이 옵니다. 지난 3일 일요일 밤에는 눈이 참 많이도 왔습니다. 그 눈은 월요일에도 그칠 줄 모르고 내려 그날 출근을 하려던 우리 학교 교직원들 중에는 한 곳에 서 있는 버스 안에서 두 시간을 기다리다가 어쩔 수 없이 되돌아가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 오지 않는 기간이어서 다행이었습니다. 기상 관측사상 제일 많이 내렸기 때문에 칠십 몇 년 만에 가장 많이 내렸다고 하더니 이어서 백 몇 년 만이라고도 했습니다. 뉴스에서는 8일에도 아직 전철이 미어터질 지경이어서 .. 2010. 1. 9.
B.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Ⅰ B. 파스테르나크『닥터 지바고』 김재경 옮김, 혜원출판사, 2007 지난여름 참 좋은 어느 선생님이 이미 절판이 되었다는『닥터 지바고』 음반을 구해주었습니다. 그걸 여러 번 들었습니다. 그걸 들으면 음반을 구해준 사람을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소설이나 영화만큼은 아니라 해도 짧은 시간에 이 생각 저 생각을 하기에는 좋을 음반입니다. 지난 11월 11일에 베이징에 갔었는데, 마침 폭설이 내리는 걸 보며 그 소설과 영화가 떠올랐고, 13일 오후에는 우리 일행을 안내해 준 인민교육출판사 직원이 티벳까지 간다는 칭짱열차 이야기를 해서 또 그 소설과 영화가 떠올랐습니다. 영화는 세 번을 봤습니다. 감동적이어서 세 번씩이나 봤다기보다는 "감동적!"이라고 하는 사람들 때문이었습니다. 1968년엔가 처음 봤는데, 지금.. 2009. 12. 29.
이병률 「장도열차」 장도열차 이병률 (1967~ ) 이번 어느 가을날, 저는 열차를 타고 당신이 사는 델 지나친다고 편지를 띄웠습니다 5시 59분에 도착했다가 6시 14분에 발차합니다 하지만 플랫폼에 나오지 않았더군요 당신을 찾느라 차창 밖으로 목을 뺀 십오 분 사이 겨울이 왔고 가을은 저물 대로 저물어 지상의 바닥까지 어둑어둑했습니다 이 가을, 열차를 타고 갈 데가 있나? 어느 역의 플랫폼으로 잠깐 나와 줄 사람이 있나? 그 역에서 좀 만나자고 편지를 띄울 사람이 있나? 지난여름, KTX도 다니지 않고 공항도 없는, 겨우 무궁화호가 쉬고 또 쉬며 네 시간을 가서 도착하는, 그리웠던 그곳에 다녀왔다. 철로 주변 풍경도 옛날 같지 않았고 연락할 아무도 없었다. 그리웠던 사람들은 아직도 그곳 어디에서 가혹한 그리움으로 각각 이.. 2009. 9.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