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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가을비4

안현미 「와유(臥遊)」 와유(臥遊) / 안현미 내가 만약 옛사람 되어 한지에 시를 적는다면 오늘밤 내리는 가을비를 정갈히 받아두었다가 이듬해 황홀하게 국화가 피어나는 밤 해를 묵힌 가을비로 오래오래 먹먹토록 먹을 갈아 훗날의 그대에게 연서를 쓰리 '국화는 가을비를 이해하고 가을비는 지난해 다녀갔다' 허면, 훗날의 그대는 가을비 내리는 밤 국화 옆에서 옛날을 들여다보며 홀로 국화술에 취하리 2012년 11월 2일, 비감어린 그 저녁에 이 시를 옮겨적었는데 나는 여전합니다. 다만 내가 정말 한지에 연서를 쓸 수 있겠는가 싶게 되었습니다. 이리하여 바스라지는 것일까요? 그날 장석남 시인이 조선일보 「가슴으로 읽는 시」에 소개했습니다. 2022. 10. 11.
어처구니없이 가버린 여름 입추가 되어도 더위는 여전했지 않습니까? '이러려면 입추는 왜 있는 거지?' 그런데 처서가 되자 거짓말처럼 더위가 물러가버렸고 이불을 덮지 않고는 잠을 이룰 수가 없어서 이틀 만에 얼른 겨울이불로 바꿨습니다. '이러다가 변을 당하겠네?' 아침 기온이 당장 13도까지 내려가버렸습니다. 거기에 추절추절 비가 내립니다. 이 비가 그치면 결국은 기온이 더 떨어질 것 아닙니까?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엊그제는 여름이었는데 금방 가을을 지나 겨울이면, 계절의 변화가 순식간에 이루어지는 것 아닙니까? 누가 이 꼴을 만들어놓았는지, 사람들이 하도 잘난 척하니까 하는 말이지만 이런 현상을 바로잡아줄 사람이 나타날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무더위를 괜히 원망했다 싶고, 사람 마음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서 이렇게 뒤집어질 수.. 2022. 8. 31.
가을비 2021. 8. 31.
지난여름 지난여름 2017년 여름, 천마산로 연일 비가 내립니다. 그곳은 어떻습니까? 기온이 뚝뚝 떨어집니다. 지금 생각하니까 지난여름은 쓸쓸했습니다. 언제 그렇게 더웠었나 싶기도 합니다. 2017. 8.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