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세상
다큐멘터리 '동물의 왕국'
답설재
2025. 3. 30. 19:36
단순하다. 살피고 잡아먹고 잡아먹힌다. 새끼나 동료를 돌본다.
복잡하지 않다. '먹고 노래하고 잡담하는 것'보다는 복잡하다.
그 단순함을 지켜보며 하는 생각은 단순하지 않다.
하는 짓은 우리와 같지만, 그들이 우리보다 단순하다.
사기, 모함, 배신 같은 짓은 하지 않거나 초보적이다. 원시인도 그 수준이었을까?
직접 그런 짓을 하거나 당하지 않고 지켜보는 사람은 그런 재미도 없이 어떻게 사느냐고 하겠지?
그래서 예술과 종교, 도덕, 교육 같은 것들이 있어서 눈치도 보고 스스로 혹은 룰에 따라 자제와 통제도 하며 사는 재미와 보람이 있지 않느냐고 하겠지?
억울하고 지긋지긋하고 죽고 싶은 사람이 이상하겠지?
그들의 '왕국'에는 예술이나 종교, 교육, 윤리와 도덕, 체면, 도리… 같은 것들이 없다.
있나?
그들은 그 단순함으로 인간들이 하는 짓을 손가락질하는 것 같다.
그 은유의 손가락질을 인간들에 대한 복수처럼 지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