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세상
자판기 앞에서의 추억에 대한 感謝
답설재
2016. 9. 6. 10:36
"가만있어 봐…… 어느 걸로 할까?"
오랫동안 그렇게 지냈습니다.
즐겁진 않아도 괜찮은 순간들은 많았습니다.
그런 순간들이 있어서는 안 될 이유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돌연 그 시간이 종료된 걸 알았습니다.
'하나 마셔볼까 말까?'
그 정도여도 좋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마신다고 죽는 건 아니라면서까지 마실 일도 없는 것이어서
어느 새 별 관계가 없는 사이가 된 것인데
그게 섭섭해서, 별 게 다 섭섭해서
지날 때마다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이런 절차 없이 어느 날 모든 것이 한꺼번에 끝날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구차한 시간들이 기다린다는 건 생각지도 못한 것입니다.
그렇긴 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더 빛나는 것일 수 있다는 생각은 합니다.
이 시간이 찾아오지 않았다면
얼마나 '더' 웃기는 일이었을지
얼마나 '더' 웃기는 인간이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