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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교육159

박물관, 몇 가지를 봐야 할까? 아이를 데리고 박물관에 갔다고 칩시다. 학교에서 집단으로 현장학습을 갔다고 쳐도 좋고, 가정에서 아이를 데리고 박물관에 갔다고 가정해도 좋겠습니다. 다른 건 다 생각한 대로, 현장에서 아이들이 하자는 대로 하기로 하고, 어떤 전시물을 얼마나 보게 해 줄까만 생각하기로 합시다. 박물관의 전시물을 많이 보는 것이 좋을까요, 아주 조금만, 가능하다면 두어 가지만 보는 것이 더 좋을까요? 우리가 학생일 때는 어떻게 했습니까? 아이들은 어떻습니까? 많이 보고 싶어합니까, 조금만 보면 싫증을 냅니까? 다들 그렇습니까, 어떤 아이만 그렇습니까? 그러면 우리는(부모든 교사든)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까? 여기 재미있고 멋진 소설의 한 부분을 소개합니다. 작가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가치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보입니다. .. 2020. 10. 26.
'주류'가 될 '가상교육' 2010년 5월 11일에 탑재한 파일인데 대행히 댓글을 단 이는 한 명도 없어서 지워버리고 새로 탑재하기가 좋았습니다. 왜 이렇게 새로 싣느냐고 물어신다면 편집이 읽기에 영 불편하게 바뀌어버렸고, 그건 '파란편지'가 좀 잘난 체 하느라고 각주 같지도 않은 각주를 세 개 달아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기회 있을 때마다 한두 개씩 고쳐서 싣고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애초의 그 날짜(2010.5.11)로 등록할 수가 없는 점입니다. .............................................................................................................................. 앨빈 토플러(Toffle.. 2020. 9. 18.
어느 학교 교직원연수회-고것들이 꽃이므로 어느 학교 교직원 연수 시간입니다. 교육청 혹은 교육부 직원 연수 시간이라고 해도 괜찮습니다. 그 학교(혹은 교육청, 교육부) 연수 업무 담당자인 블로거 '파란편지'는 (아, 파란편지의 멋진 변신!) 사회석으로 나가 강사 안내를 시작합니다. "선생님 여러분! 오늘은 여러분께 ‘옥상정원’(정원 이름 "봄비 온 뒤 풀빛처럼") 일기를 쓰시는 준서 할머님을 소개합니다. 저는 지금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준서 할머님 이야기가 여러분께 우리가 교육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혹은 해석해야 하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더 깊고 진한 진정성을 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할머님에게는 우리가 몇 날 며칠 동안 들어도 좋을 이야기들이 수두루합니다. 그렇지만 오늘은 일단 화초 사진 몇 장을 보여주시면서 딱 하루치 일기만 들려주시기로.. 2020. 8. 18.
코이 잉어 작가들은 품위 있게 이야기할 줄 안다. 그러니까 작가겠지? 박선우의 단편 「밤의 물고기들」에는 코이 잉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코이 잉어는 "자신이 처한 상황과 환경에 맞춰 성장하는 물고기"인데, 가정용 어항에서는 5센티미터, 큰 수족관에서는 30센티미터까지, 강에 풀어놓으면 1미터가 훌쩍 넘게 커진다. 사는 곳의 면적이 코이 잉어의 체적을 결정하는 것이다. 온기나 낙관, 선善과 선의에 대한 상상력은 코이 잉어와 같을지도 모르겠다. 없다고 생각하면 없고, 작다고 생각하면 겨우 머물지만, 어디에나 있고 틀림없이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반드시 존재하며 하염없이 부피와 무게를 늘린다. 박선우의 소설 덕분에 나는 코이 잉어의 크기를 조금 더 키울 수 있게 되었다. 편혜영의 에세이 「내가 기대하는 작가 박선우|.. 2020. 7. 16.
아이들은 결국 우리의 모든 것 1989년에 나는 초등학교 1학년 담임이었습니다. 교사생활로는 마지막 해였습니다. 그해 봄, 나는 1학년 아이들의 어머니들이 모인 강당에서 강연을 했는데 지금 여러분의 자녀들은 마치 군대에 간 것 같은 느낌일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그 얘기는 나 스스로 잊지 않고 지냈습니다. 교육부에서 오래 근무하다가 이번에는 교직생활 마지막 몇 년 간 교장을 했습니다. 그때 나는 아이들은 결국 "우리의 모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올해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아이들은 1학년이 된 지 거의 석 달 만에 학교에 가게 되었습니다. 나는 그게 정말 미안합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뚫고 처음으로 등교하게 된 것이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부디 아무 일 없기를 마음을 모아 기원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2020. 5. 22.
아이들을 위한 장기과제(長期課題) 성운(星雲) 아이들을 위한 장기 과제(長期課題) 1 조지프 루소는 롱 아일랜드의 북쪽 해안에 있는, 통근하는 사람들의 거주지인 맨해셋 베드타운에서 아버지가 학교 행정직에 근무하고 어머니가 초등학교 교사인 중상층 가정에서 자랐다. 아버지가 아마추어 재즈 피아니스트여서 루소의 .. 2020. 4. 12.
이 사람은 어떤 교장일까요? 다음 글에는 교장이 등장합니다. 소설 『하우스키핑』에서 옮겼습니다. 이윽고 선생님이 입을 열었다. "너희는 작년에 반년 동안이나 학교를 빠졌더구나. 우리, 그 문제를 어떻게 할까?" "따로 숙제를 더 내주세요." 루실이 대답했다. "그러면 따라잡을 수 있을 거예요." "그래, 너희는 영리한 애들이지. 그러니 노력만 하면 괜찮아질 거다. 그나저나 이제 정말로 바라야 할 것은." 선생님이 잠시 뜸을 들인 다음 말을 이었다. "태도의 변화란다." 루실이 대답했다. "제 태도는 변했는데요." 선생님이 우리를 차례로 하나씩 곁눈질했다. "그러니까 내 짤막한 훈계도 들을 필요가 없다는 말이냐, 루실?" "네. 필요 없어요." 동생의 대답이었다. "그럼, 너는 어떠냐, 루스?" "네, 그러니까 저도 필요 없는 것 같.. 2020. 1. 29.
"얘들아! 제발(혹은 '부디') 선생님 좀 때리지 마라, 응?" "얘들아! 제발(혹은 '부디') 선생님 좀 때리지 마라, 응?" 1 캡쳐를 잘 한다고 했는데 제대로 보이지 않지요? 학생이 교사를 때리면 안 된다는 기사에 붙은 만화입니다. 그러니 "해당 사항 없음"일 경우에는 굳이 자세히 볼 필요도 없고, 꼭 보고 싶다면 《뉴시스》 등에서 기사 "교사 때린 학.. 2019. 10. 24.
교사의 영광 # 1 요시노 아키라의 선생님 * 올해 노벨 화학상 공동 수상자 요시노 아키라(71·吉野彰)는 '샐러리맨 연구자'라고 합니다. 그는 교토대(京都大) 대학원 졸업 후 24세 때(1972년) 화학 기업 아사히카세이에 입사해 지금까지 배터리 기술 개발 담당 부장, 이온 2차 전지 사업 추진실장 등을 맡아 왔으며, 57세 때(2005년) 비로소 오사카(大阪)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답니다. 리튬 이온 전지는 충전과 방전을 반복하면 성능이 낮아지고 '열폭주'(온도 변화가 그 온도 변화를 가속하는 현상)라는 안전성 문제가 발생해 실용화가 힘들었는데 그가 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입니다. 오사카부 소도시 스이타(吹田)에서 잠자리를 잡으며 놀던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선물한 『촛불의 과학』(마이클 페러.. 2019. 10. 15.
수학은 암기할 겨를이 없다 우리 아파트 로비 게시판(부분) 수학은 암기할 겨를이 없다 1 임승훈 소설집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 중에서 「초여름」은 "내가 목을 매단 지 삼 일이 지났다."로 시작하지만 슬프도록 낭만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어린 승훈이는 혼자 미국으로 떠나는 비행기 안에서 승무원 빅.. 2019. 9. 30.
닐 암스트롱과 계수나무 한 나무 1 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은 그곳이 달이라며 지구로 연락했습니다. "휴스턴, 독수리는 여기 고요의 바다에 착륙했다." 그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이것은 한 인간의 한 걸음에 지나지 않지만, 인류로서는 위대한 도약이다." 라디오에서 그렇게 말하던 그 음성을 듣던 일을 기억합니다. 올해는 그때로부터 어언 반 세기가 지나 50주년이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48주년, 49주년에는 아뭇소리 없다가 돌연 50주년이라니까 난데없다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따져보니까 50주년이 맞긴 했습니다. 그 환희가 전혀 퇴색되지 않았다는 사람도 많을 것 같고, 그때는 몰랐지만 혹은 그때 자신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놀라운 일이었다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혹 이렇게 생각한 사람도 있을까요? '그래? 그런 일이 있었.. 2019. 7. 28.
"뭐 이런 걸 다…" 2019.5.2. 1 2004년 9월, 정년이 5년 반밖에 남지 않았을 때 교장이 되어 학교로 돌아갔습니다. 학교는 조용했고 여전히 아이들이 재잘대는 소리가 정겨운 곳이었습니다. 아침에 교장실에 들어서면 귀뚜라미가 울었습니다. "잡아버릴까요?" 그게 신기해서 얘기했더니 기사1가 듣고 대들다시피 해서 기겁을 했습니다. 나는 귀뚜라미가 우는 교장실이 참 좋다고 했고 그 귀뚜라미와 친하게 지내겠다고 했습니다. 교장이 하는 말이면 무조건 '엄수'하는 분위기였을까요? 앞으로는 그러지 말자고 했습니다. 귀뚜라미를 잡아버리고 싶으면 그건 내 방이니까 잡아도 내가 잡겠다고 했고, 서로 친하게나 지내자고 했습니다. 2 나는 일제고사를 보게 되면 시험지를 인쇄하기 전에 1학년에서 6학년까지의 문제를 모두 풀어보았습니다. .. 2019.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