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분류 전체보기2777

내 글은 언제 죽을까? 지난 초여름에 "momo"라는 분과 나눈 댓글·답글입니다. "사람들이 알아주는 것은 당대로 끝나지 않으니... 파란편지 블로그는 Daum에 영원히 남겠지요^^;;" momo님이 그렇게 썼고, 나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제가 쓰는 이 글들이 DAUM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는 말씀에 위안을 느낍니다. 뭘 몰라서 이러는지는 모르지만, 저는 걸핏하면 이런 매체가 없어지면 내 글도 죽음의 길을 가겠구나 합니다. ㅎ~"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할 것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블로거는 아직 한 명도 죽지 않아서(혹 죽었다 하더라도 내가 알지 못해서) 가타부타할 수가 없습니다. 워낙 유명한 인물의 경우는 이렇습니다(조호근 '어느 동물원 방문의 재구성' 《현대문학》 2022년 6월호, 조명독법鳥鳴讀法 제4회, 169). 찰.. 2022. 11. 8.
나는 '꼰대'가 되어 살아가네 묻지도 않았는데 늘 먼저 '답'을 주려고 하고, 심지어 그 '답'조차 유효기간이 지났다면 어떨까요? 사람들은 그 사람을 피하기 시작할 것입니다. 묻지도 않은 답을 들을 시간도 없을뿐더러 그 답 속에 섞여 있을 자신에 관한 평가나 판단도 듣고 싶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자신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거나, 나이가 어리거나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설교를 늘어놓는 일명 '꼰대' 기질은 나이 드신 분에게서 강하게 나타납니다. 오래 일했고, 많이 경험했으니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나이만큼 많기 때문입니다. 구범준 세바시 대표 PD 「나이 들수록 '?'가 필요해」(《○○○○○》2022.11.)에서. 사람들이 "꼰대" "꼰대" 해서 어렴풋이 나이 들어 망령이 나기 시작한 사람을 보고 그러는가 보다.. 2022. 11. 7.
달빛 그림 달빛 좀 비친 것 가지고... 음악이 있었으면 울 뻔했네. 오랫동안 어디 멀리 다녀온 사람처럼... 2022. 11. 6.
오병훈 《게으른 식물은 없다》 오병훈 《게으른 식물은 없다》 마음의숲 2022 식물 연구가 오병훈은 내 친구다. 그가 올봄에 이 책을 냈다. 아내는 다른 풀은 다 뽑더라도 민들레는 그냥 두라고 했다. 민들레부터 찾아보았다. 민들레는 국화과의 다년초다. 밭두렁이나 길가, 냇가 등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이른 봄 가장 먼저 부드러운 싹과 함께 노란 꽃을 피워 이 땅에 봄이 왔음을 알린다. 어린싹은 지면에 바짝 붙어 자라는 로제트형이며 잎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잎과 꽃줄기는 뿌리에 모여서 돋아나고 꽃대는 속이 비어 있다. 꽃대 맨 끝에서 짙은 노란색 꽃이 위를 보고 핀다. 이른 봄에 찬 바람을 피해 지면에 바짝 붙어 핀 꽃은, 봄이 무르익어 가면서 꽃대가 점점 길게 자라 20~30센티미터에 다다른다. 바람이 불 때마다 조용히.. 2022. 11. 5.
아내의 큰소리 나의 큰소리 평생 죽은 듯 지내던 아내도 오기가 발동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나는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나는 저 사람에게 막 대해서는 안 된다' '저 사람은 내가 죽을 때까지 나에게 막 대하고도 남을 만한 일을 충분히 한 사람이다' 지금까지 백 번은 생각해 놓고는 아내의 그런 반응을 눈치채는 순간 '이것 봐라?' 하고 이번에는 나의 진짜 오기를 발동하게 됩니다. 그럴 때 나는 큰소리를 냅니다. 말하자면 일이 어떻게 되든 일단 나의 오기를 발동하게 됩니다. 그러면? 아내는 그만 입을 닫고 맙니다. 그리고 그게 또 나를 괴롭힙니다. '아, 내가 이러지 않겠다고 백 번을 다짐해놓고 또 이렇게 했구나……'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등대로』에는 "동정을 요구하며 사정없이 내리치는 메마른 아라비아의 신월도(新月刀) 같은 부친.. 2022. 11. 3.
"답설재님! 반가워요" 작으나마 불빛이 있어 위안을 느끼는 세상일까요? '나의 세상'은 그렇습니다. - 블로그 이미지로 내 블로그를 더욱 멋지게 - 피드에서 새 글을 확인해보세요 - 카카오계정과 '수익' 메뉴를 사용해보세요 - 일상다반사부터 전문 자료까지, 티스토리😀 - 답설재님 좋은 하루 되세요 - 유입 로그를 확인해보세요 - 반가워요. 별일 없으셨죠? - 오늘의 방문수는 어느 정도인가요? - 티스토리와 즐거운 하루! - 지금 당신의 티스토리 - 답설재님! 반가워요 😁 티스토리로 바뀌고 모바일로 들여다보는데 이런 글귀가 보였습니다. '어? 내 닉을 알고 있네?' '어? 좋은 하루가 되라네?'... 나는 가슴을 두근거렸습니다. 2022. 11. 2.
맞춤법 & 띄어쓰기 난 정말이지 다른 사람 맞춤법 틀리고 띄어쓰기 잘 못한 것 지적한 적 단 한 번도 없다. 앞으로도 그런 짓은 하지 않겠다고 맹세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흔히 이 블로그 글이 너무나 엄격해서 댓글을 달 수가 없다는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난다. 맞춤법·띄어쓰기가 틀릴까 봐 두렵단다. 그런 사람은 비문(非文) 같은 건 잘 몰라서 그 말은 하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그럴 때 내가 "나는 그런 걸 지적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아무리 내세워봐야 헛수고일 건 뻔해서 아예 웃고 만다. 그런다고(지적하지 않을 테니 마음 놓고 쓰라고 한다고 해서) "아~ 그럼 괜찮겠네!" 하고 댓글을 쓸 것 같지도 않은 사람들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맞춤법·띄어쓰기에 넌덜머리가 난다. 평생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왔다. 그만큼 나 .. 2022. 11. 1.
사카토 켄지 《메모의 기술》 사카토 켄지 《메모의 기술》 고윤진 옮김, 해바라기 2005 이 책 내용이 궁금하다고 했지? 좋은 책일지 모르지만 어떤 점이, 평소 메모를 즐기는 네 생각보다 나은지는 모르겠어. 어쨌든 전체를 요약해줄게. * 성공한 사람들은 메모광이라네. * 기록하지 않으면 내 것이라고 믿었던 정보가 물고기처럼 빠져나가버린다. 기록은 기억보다 강하다. * 아인슈타인에게 기자가 집 전화번호를 묻자 수첩을 보고 알려주더란다. "그걸 뭣 하러 기억하나요?" (아인슈타인은 기억하는 사람이 아니라 창조하는 사람이었다.) 일정한 양식이 없다. * '메모해 둘걸' 후회하는 사람도 있고, 나중에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기본 조건 * 왜 하나? - 잊지 않기 위한 메모(×), 잊기 위한 메모(○) - 떠오르는 느낌과 발상을 기억.. 2022. 10. 31.
류병숙 「물의 주머니」 물의 주머니 류병숙 개울물은 주머니를 가졌다. 물주름으로 만든 물결 주머니 안에는 달랑, 음표만 넣어 오늘도 여행간다. 가면서 얄랑얄랑 새어나오는 노래 물고기들에게 들꽃들에게 나누어주며 간다 얄랑얄랑 간다. -------------------------------------- *제72회 洛江詩祭 시선집 설목의 카페 《오늘의 동시문학》에서 이 동시를 봤습니다. '물결 주머니'를 가진 시인, 그 시인의 마음이 보고 싶었습니다. 시인에게나 그 누구에게나 시름이야 왜 없겠습니까만 이 시를 읽는 동안은 괜찮아집니다. 읽은 글 굳이 다시 읽지 않는데 '물의 주머니'는 여전히 즐거워서 '얘기가 어떻게 이어졌지?' 다시 찾아 읽게 됩니다. 들꽃도 저버린 늦가을, 그래도 그 개울물 보러 가고 싶어집니다. 시인에게 이런 .. 2022. 10. 30.
국가교육위원회에 거는 기대 1992년 교육부는 역사적인 선언을 했다. “교육과정 최종 결정권은 교과서에 있는 것이 아니다. 학교와 교사들이 최종 결정한다!”(제6차 교육과정) 교사들에겐 교육과정 같은 건 안중에도 없던 시절이었다. 금과옥조(金科玉條)가 담긴 교과서대로만 가르치면 하등 문제가 없었다. 수업을 공개한 뒤 교장·교감이나 장학사가 생경한 책자를 펴들고 “이 수업을 교육과정에 비추어보았더니 어쩌고 저쩌고…” 하면 ‘높은 분들은 저런 문서를 보는구나!’ 생각했을 뿐이었다. 교육부에서는 교사들이 궁금해 하지도 않는 일들을 행정력을 총동원해서 설명하고 설득했다. “이제 교육과정 결정권을 교육부와 교육청, 학교가 분담하게 되었다” “교육부는 기준을 개정하고, 교육청은 지역 지침을 만들어 시행하고 학교는 최종적으로 그 학교만의 교육.. 2022. 10. 28.
왜 나는 자꾸 시시하고 한심해지는 걸까? 내 눈길은 왜 자꾸 시시한 것들에게 머물게 될까? 왜 나는 이렇게 한심해지는 걸까? 2022. 10. 27.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2》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파우스트 2》 정서웅 옮김, 민음사 2009 파우스트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의 주선으로 온갖 세상을 다 경험한다. 심지어 헬레나와 만나 아들까지 낳으며 살았다.("구운몽"?) 제우스의 딸 헬레나는 스파르타의 왕 메넬라오스의 아내. 메넬라오스(Menelas)는 왕비 헬레나가 트로야의 파리스 왕자에게 유괴당하자 전쟁을 일으켜 토로야를 멸망시켰다. 파우스트 내게 아직 두 눈이 있는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아름다움의 샘물, 철철 넘쳐나는 게 보이는가? 나는 무서운 여행길에서 가장 축복받은 선물을 가져왔구나. 지금껏 세계는 얼마나 보잘것없고 폐쇄돼 있었던가! 하지만 내가 사제가 된 이후로 어떻게 변했는가? 비로소 바람직한 것, 근본이 있고 영속적인 것이 되었다! 만일 내가 그대와 다시 떨어지.. 2022.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