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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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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아이들 3 촬영하신 분 : 김정미 님(남양주양지초등학교 2008학년도 2학년 1반 이채원의 어머니) ♣ 이 세상 어린이들을 무지개 빛깔처럼 일곱 종류로 나눌 수 있다면(그렇게 하면 큰일날 일이긴 합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아이들이 빛깔은 아이들 수만큼이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아이들이 천 명.. 2009. 5. 6.
최문자 「부토투스 알티콜라」 부토투스 알티콜라° 최 문 자 당신은, 누우면 뼈가 아픈 침대 짙푸른 발을 가진 청가시 찔레와 너무 뾰족한 꼭짓점들 못 참고 일어난 등짝엔 크고 작은 검붉은 점 점 점. 점들이 아아, 입을 벌리고 한 번 더 누우면 끝없이 가시벌레를 낳는 오래된 신음이 들려야 사랑을 사정하는 당신은 일용할 통증 멸종되지 않는 푸른 독 너무 할 말이 많아서 아픈 침대 커버를 벗긴다. 아아, 이거였구나. 전갈 한 마리 길게 누워 있다. 유일한 고요의 형식으로 당신과 내 뼈가 부토투스 알티콜라를 추다가 쓰러진 전갈자리. 굳은 치즈처럼 조용하다. 전갈의 사랑은 그 위에 또 눕는 것. 같이. ˚ 부토투스 알티콜라-전갈이 수직으로 달린 꼬리로 추는 구애 춤 ............................................ 2009. 5. 2.
책을 읽는 이유 법률가가 되겠다고 혹은 되었다고 법만 들여다보고, 의사라고 해서 의학서적만 들여다보고, 교육자라고 교육학만 읽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을까 싶습니다. 숨 막힐 것 같으니까요. 하기야 단돈 만 원도 아까운 책도 많습니다. 독서를 많이, 혹은 잘 했다고 아이들에게 상을 주면서 .. 2009. 5. 1.
‘체벌 금기’ 美서도 ‘사랑의 매’ 통했다-‘이런 기사’ Ⅴ- 어제 M일보 2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부제(副題)는 「'난장판' 빈민가 초등학교 회초리교육 뒤 성적 향상, 州정부 상 잇달아 휩쓸어」였습니다. 체벌을 터부시하는 미국에서도 '사랑의 매'로 난장판 초등학교를 바로세운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28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학생의 90% 가량이 빈민층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존 C캐훈 초등학교가 체벌교육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2006년 데이비드 닉슨 교장은 부임 후 전임 교장이 사용하던 캐비닛에서 60㎝ 길이의 나무 회초리를 발견하고 체벌교육을 결심했다. 닉슨 교장이 부임하기 전 한 교사는 난장판 학교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떠났고 다니던 자녀들도 다른 학교로 옮겨버렸다. 학부모 회의를 소집해도 전체 학생 266명 중 참석한 부모는 10여 명에 불과할 정도.. 2009. 4. 30.
인디언 편수관 지난 4월 23일「빛나는 편집인」이란 제목으로 미래엔컬쳐그룹 검정교과서팀 국어과 황은주 과장의 글「긴 시간 속에서 얻어낸 값진 열매」라는 글을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필자가 교육부에서 교과서 편찬업무에 골몰하던 때의 일을 적은 글이 있어(한국교육과정교과서연구회,『편수의 뒤안길』제6집, 2005.1.) 그 원고를 탑재합니다. 다 추억거리일 뿐이지만, 사실은 그로써 몸까지 망가지고 있었습니다. 인디언 편수관 □ 혁명적인 제5차 사회과 교과서 지금도 눈에 선하지만 1980년대 후반기의 사회과학편수관실의 위치는 현 교육과정정책과 북쪽 편이었다. 당시 사회과학편수관은 한명희(후에 편수국장 역임) 선생이었고, 그때 중등 지리과와 초등 사회과 편수를 맡은 김용만 편수관(당시 교육연구관)은 훗날 필자처럼 일요일에도 곧잘.. 2009. 4. 28.
최병권·이정옥 엮음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최병권·이정옥 엮음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휴머니스트, 2003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것은? 얼마 전에 중국에 대해 '쎄게' 나왔다가 중국이 "이것 봐라?" 하니까 눈치 빠르게 얼른 그 중국의 곁에 서려고 한 점도 재미있지만, 나폴레옹이 창설했다는 학술원의 권위가 어마어마하다는 점, 바칼로레아 논술고사도 생각납니다. 예술의 도시 '파리' 같은 걸 얘기하면 하품이 나오겠지만, 루이 16세의 애첩 마리 앙투아네트는 어떻습니까? 지난번에 미국의 Application Essay에 대해 『하버드 대학생들의 생각과 자기표현은 어떻게 다를까?』라는 책을 소개한 것처럼 오늘은 프랑스의 바칼로레아Baccalaureat에 대한 책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를 소개합니다. '바칼로레아 논술고사의 예리한 질문과 놀라운 답.. 2009. 4. 27.
빛나는 편집인 교과서를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멋진 글 한 편을 소개합니다. 이미 한국교과서연구재단『교과서연구』제56호(2009년 4월)에「교과서 편집자의 변」으로 게재된 글입니다. 이 글을 제 블로그에도 탑재하고 싶어서 미래엔컬쳐그룹(옛 대한교과서주식회사) 윤광원 상무에게 다리를 놓아달라고 부탁해서 필자의 승낙을 받았습니다. 이 글의 필자가 미래엔컬쳐그룹 검정교과서팀의 국어과 과장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저보고 “열심히 일해 본 것이 언제였나?” 묻는다면, 1990년대에 지역교과서를 포함한 사회과 교과서 편찬에 심혈을 기울였던 일, 2000년대 전반부에 제7차 교육과정의 적용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것으로 대답할 것입니다. 아래에 소개하는 글은, 저에게 분투 노력하던 그 1990년대가 떠오르게 했습니다. .. 2009. 4. 23.
교사수 확대보다 자질향상을 (2009년 4월 23일) 교사 수 확대보다 자질 향상을 19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한 교실에 60~70명을 ‘수용’해서 가르쳤다. 한 가정의 자녀수가 어림잡아 6,7명은 됐으므로 열 가구의 자녀만 모아도 교실 하나가 넘쳐나던 시기였다. 교실이 지금보다 너른 것도 아니어서 교사나 아이들이나 옴짝달싹하기도 어려운 ‘콩나물교실’로 불렸다. “얘들아, 똑바로 앉아라. 내 설명을 정신 차려서 들어라!” 그것이 유일한 수업방법이었다. 일제식 수업, 획일적 설명, 그 방법 외의 신통한 방법은 이론에 그쳤고, 실천을 기대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열심히 가르치고 배우는 최선의 방법이 잘 설명하고 잘 듣는 것이었다. ‘수준별 학습’ ‘개별학습’ ‘자기주도적 학습’ ‘맞춤형 지도’는 사치스러웠으므로 아예 얘기도 없던 시절이었고, OE.. 2009. 4. 23.
학교자율화 단상 Ⅱ 우리나라 교육행정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가령 학교에 산불조심 관련 공문을 주고받지 않으면 온나라에 산불이 훨씬 더 많이 날 것이라는 듯합니다. 교통사고가 걱정이면 교통사고를 예방하라는 공문을 보내면 되고, 학교폭력이 걱정되면 학교폭력 자진 신고 및 피해 신고 관련 공문을 .. 2009. 4. 21.
봄 편지(Ⅳ) ; 포기 여자대학 봄 교정에 가보았습니까? 그냥 교정 말고 학생들이 가득한 그런 교정. 무슨 세미나에 참석하려고 이화여자대학교 후문에 들어섰을 때였습니다. 그 언덕길에 차를 세우고 어느 건물인가 싶어 표지판을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합동으로 무슨 행사가 열렸는지, 그 학교 수천 명 학생이 한꺼번에 .. 2009. 4. 18.
베른하르트 슐링크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책 읽어주는 남자』 김재혁 옮김, 이레 2005 이 블로그를 찾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에게는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이쯤에서 '아, 우리가 볼 만한 글이 아니구나' 하고 돌아가진 않을 것이므로. 「케이트 윈슬렛, 생애 마지막 전라 누드 공개」 『스포츠조선』(2009.3.12)은 동명의 영화를 이런 제목으로 소개했습니다. 영화가 잘 되었는지는 모릅니다. 보지 않았고, 볼 기회도 없었습니다. 어느 영화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소개했습니다(『문화일보』 2009.4.1, 오동진).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를 영화로 만든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는 원작보다 훨씬 더 풍만하고 성숙하며 나름 요염한 작품이다. 그건 전적으로 주인공 한나 역을 맡은 케이트 윈즐릿 때문인데 이 영화.. 2009. 4. 15.
아멜리 노통브 『아담도 이브도 없는』 아멜리 노통브 『아담도 이브도 없는』 이상해 옮김, 문학세계사, 2008. 벨기에인 아멜리와 일본인 린리와의 첫사랑 이야기. 표지에 적힌 대로라면 '애틋하고 발랄하고 섬세한'. 가령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그는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나는 그를 만나면 늘 즐거웠다. 나는 그에게 우정과 애정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없어도 그립지는 않았다. 그에 대한 내 감정의 방정식은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우리의 이야기가 더없이 멋져 보였다. 내가 답변 혹은 상호성을 요구할 수도 있는 사랑고백을 두려워했던 건 바로 그 때문이었다. 그 영역에서 거짓말을 하는 건 하나의 형벌이었다. 나는 곧 내 두려움의 근거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린리가 나에게 기대하는 건 자기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것뿐이었다. 그가 옳.. 2009. 4.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