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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책 이야기593

최병권·이정옥 엮음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최병권·이정옥 엮음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휴머니스트, 2003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것은? 얼마 전에 중국에 대해 '쎄게' 나왔다가 중국이 "이것 봐라?" 하니까 눈치 빠르게 얼른 그 중국의 곁에 서려고 한 점도 재미있지만, 나폴레옹이 창설했다는 학술원의 권위가 어마어마하다는 점, 바칼로레아 논술고사도 생각납니다. 예술의 도시 '파리' 같은 걸 얘기하면 하품이 나오겠지만, 루이 16세의 애첩 마리 앙투아네트는 어떻습니까? 지난번에 미국의 Application Essay에 대해 『하버드 대학생들의 생각과 자기표현은 어떻게 다를까?』라는 책을 소개한 것처럼 오늘은 프랑스의 바칼로레아Baccalaureat에 대한 책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를 소개합니다. '바칼로레아 논술고사의 예리한 질문과 놀라운 답.. 2009. 4. 27.
베른하르트 슐링크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책 읽어주는 남자』 김재혁 옮김, 이레 2005 이 블로그를 찾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에게는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이쯤에서 '아, 우리가 볼 만한 글이 아니구나' 하고 돌아가진 않을 것이므로. 「케이트 윈슬렛, 생애 마지막 전라 누드 공개」 『스포츠조선』(2009.3.12)은 동명의 영화를 이런 제목으로 소개했습니다. 영화가 잘 되었는지는 모릅니다. 보지 않았고, 볼 기회도 없었습니다. 어느 영화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소개했습니다(『문화일보』 2009.4.1, 오동진).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를 영화로 만든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는 원작보다 훨씬 더 풍만하고 성숙하며 나름 요염한 작품이다. 그건 전적으로 주인공 한나 역을 맡은 케이트 윈즐릿 때문인데 이 영화.. 2009. 4. 15.
아멜리 노통브 『아담도 이브도 없는』 아멜리 노통브 『아담도 이브도 없는』 이상해 옮김, 문학세계사, 2008. 벨기에인 아멜리와 일본인 린리와의 첫사랑 이야기. 표지에 적힌 대로라면 '애틋하고 발랄하고 섬세한'. 가령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그는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나는 그를 만나면 늘 즐거웠다. 나는 그에게 우정과 애정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없어도 그립지는 않았다. 그에 대한 내 감정의 방정식은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우리의 이야기가 더없이 멋져 보였다. 내가 답변 혹은 상호성을 요구할 수도 있는 사랑고백을 두려워했던 건 바로 그 때문이었다. 그 영역에서 거짓말을 하는 건 하나의 형벌이었다. 나는 곧 내 두려움의 근거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린리가 나에게 기대하는 건 자기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것뿐이었다. 그가 옳.. 2009. 4. 13.
막스 피카르트『침묵의 세계』Ⅱ 막스 피카르트/최승자 옮김 『침묵의 세계』 까치, 1999(5쇄) 다시 『침묵의 세계』의 세계를 소개합니다. 「내가 읽은 책」이라는 코너에 싣는 책 속에는, 읽었으므로 그 내용을 정리해 두려는 것도 있고, 구입비가 아깝고 읽은 시간이 아까워서 적어두는 것도 있지만, 남에게는 감추려 했다가 '큰맘먹고' 소개하는 책도 있습니다.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는 그런 책입니다. 우리 학교 교직원 생일 때, 지난해에는 매달 다른 책을 선정해서 사주었는데, 그게 여간 어렵지 않았습니다. 우선 "1만원 미만의 책으로 선정해주면 좋겠다"는 행정실장의 통제를 받아야 하니까 그것부터 까다로운 조건이 되었습니다. 교직원들은 잘 모르지만, 교장 혼자서 다 써버리는 줄 아는 '업무추진비' 중에는 교사들이 집행하는 경비, 행.. 2009. 4. 9.
앤서니 웨스턴 『논증의 기술』 앤서니 웨스턴 『논증의 기술』 이보경 옮김, 필맥 2008(2004) 가령, 누가 “비관론자들은 기회를 어려움으로 여기지만 낙관론자들은 어려움을 기회로 여긴다”(윈스톤 처칠)고 하면, 실감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할 사람들도 있다. 또 “외부의 그 어떤 것도 당신 위에 군림할 수 없다”(랄프 왈도 에머슨)는 격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해석을 할 수 있다. 말하자면, “하면 된다!”고 하지만, 그게 무슨 뜻인지 실감할 수 없는 사람도 있고, “나는 아무리 해도 안 되더라.”는 사람도 있을 수밖에 없다. 해도 안 되는 사람이 "하면 된다!"고 외칠 리도 없다. 그럴 듯한 말은, 그 말을 하는 사람에게만 해당되고, 그러면 그는 더 빛나며, 우리는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그의 말을 .. 2009. 4. 2.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Ⅱ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김화영 옮김. 『현대문학』에 연재 중인 이 소설을 읽고 있습니다. 4월호(연재 제4회)에는 지난 번에 소개한 부분에 나오는 그 '어머니'에 대한 회상이 라는, 역자가 임의로 붙인 작은 제목의 글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다음은 그 중의 일부입니다. 어머니는 한 군데도 빼놓지 않고 충실하게 읽는 낭독자는 못 되었지만, 무엇인가 진정한 감정의 어조가 느껴진다 싶은 작품의 경우에는, 그 해석이 경건하고 소박하며 그 목소리가 아름답고 부드럽다는 점에서 역시 훌륭한 낭독자였다. 실생활에 있어서도, 당신의 마음을 움직이거나 찬탄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예술작품이 아니고 사람인 경우, 그가 전에 자식을 잃은 어머니라면, 당신의 목소리나 태도나 말투에서 그.. 2009. 3. 31.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 김화영 옮김. 프랑수아즈가 내게 와서 쪽지는 곧 전달될 것이라고 일러주었을 때 나는 처음으로 인생 수업의 기쁨을 맛보았지만, 스완 역시 그러한 헛기쁨을 이미 경험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사랑하는 여인이 어떤 무도회나 특별한 야회나 혹은 연극의 개막공연 같은 데 참석하기 위하여 들어가 있는 저택이나 극장 바깥에서 우리가 그 여인과 연락할 수 있는 기회를 절망적인 기분으로 엿보며 배회하고 있을 때, 그 여인을 이제 곧 만나기로 되어 있는 그녀의 친구나 친지가 그 사정을 알아차리고 친절을 베푸는 가운데 맛보게 해주는 헛기쁨을 말한다. 그 사람은 우리를 알아보고 허물없이 다가와서 거기서 뭘 하고 있느냐고 묻는다. 그리하여 이쪽에서 그의 .. 2009. 3. 21.
The Harvard Crimson 『하버드 대학생들의 생각과 자기표현은 어떻게 다를까?』 The Harvard Crimson 엮음/민선식 옮김 『하버드 대학생들의 생각과 자기표현은 어떻게 다를까?』 조선일보사/2003 'Application Essay'(입학 지원 에세이)라는 단어를 찾아오는 분이 많습니다. 이 책을 소개합니다. 편집이 참 단순한 책입니다. ‘편집자의 말’ ‘역자의 말’이 각각 두 페이지, 제125기 하버드 크림즌 대표(매튜 W. 그러네이드)와 제126기 대표(조슈아 H. 사이먼)의 ‘책을 내면서’가 두 페이지씩이고, 본문은 입학 지원 에세이와 그 에세이들에 대한 코멘트로만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의 원제는『50 Successful Harvard Application Essays』라고 합니다. 제가 읽으면서 밑줄을 쳐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저는 그런 부분에서 A.. 2009. 3. 16.
미셸 투르니에의『푸른 독서 노트』 미셸 투르니에의 산문집 『푸른 독서 노트』 이상해 옮김, 현대문학, 2008. 미셸 투르니에 1924년 파리에서 태어나 소르본느와 독일 튀빙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독일문학 번역가, 라디오 방송국 직원, 출판사 문학부장직을 거치며 늦깎이로 문단에 데뷔했다. 1967년 첫 번째 소설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을 출간하여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소설 대상을 수상했고 1970년 『마왕』으로 콩쿠르상을 받았다. 1972년에는 콩쿠르상을 심사하는 아카데미 콩쿠르 종신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짧은 글 긴 침묵』 『예찬』 『흡혈귀의 비상』 『외면일기』 등의 산문집, 사진집인 『뒷모습』 등으로 한국에서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차례 1. 이야기 하나 해주세요 2. 위대한 작가이자 뛰어난 지리학자, 쥘 베른 3. 이상한 나라를.. 2009. 3. 12.
막스 피카르트 『침묵의 세계』 막스 피카르트 『침묵의 세계』 최승자 옮김, 까치 1999 소개하고 싶지 않을 만큼 아껴두었던, 정말 좋은 책 한 권을 소개합니다. 대부분 거짓말인 ‘강추(强推)’니 '한번 잡으면 놓을 수 없는 책'이니 그따위 말은 생각조차 하기 싫습니다. 한꺼번에 읽어도 좋지만 조금씩 읽어도 얼마든지 좋습니다. 책날개에는 다음과 같은 소개가 보입니다. …이 책에 대해서는 논평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직접 읽어주시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막스 피카르트는 고뇌하는 사람입니다. 그의 고뇌의 특징은 그것이 무서울 만큼 엄밀하다는 데에 있습니다.…(라이너 마리아 릴케) 고백을 해야 할까? 막스 피카르트의『침묵의 세계』를 처음 읽게 되었을 때 내가 당황했다는 것을. 책을 펼치기만 하면 그 어디에서나 우리는 피카르트가 침묵에 대.. 2009. 3. 3.
제임스 우달 『존 레논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 『존 레논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 JOHN LENNON UND YOKO onO (1997, 베를린) 제임스 우달 지음․김이섭 옮김, 한길사, 2001. • 『존 레논 음악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이란 제목은, 저자 제임스 우달이 레논을 그린 모습을 표현한다. 아래와 같은 글들이 적혀 있는 책의 날개가 그것을 설명한다. "레논의 음악은 브람스나 베토벤, 바흐의 작품처럼 그렇게 오래 남을 것이다."(레너드 번스타인) "존은 내게서 억압받는 여성의 현실을 배웠다. 하지만 나는 그를 통해 남성의 연약함을 배웠다. 그는 여느 남성과는 달리 자신의 나약한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나는 남성이 여성을 억압하는 현실뿐 아니라, 남성도 고통을 겪는다는 사실을 배웠다. 남성은 평생 불안과 죄책감을 안고 사는 존재인 것.. 2009. 2. 27.
『도살장 사람들L’étourdissement』 『도살장 사람들L’étourdissement』 『현대문학』 2009년 2월호에 소설의 일부가 소개되었다. 번역자(이재룡 숭실대 불문과 교수)가 다음과 같은 주를 붙였다. 『도살장 사람들』은 조엘 에글로프Joël Egloff의 네 번째 소설이다. 『현대문학』은 에글로프의 처녀작 『장의사 강그리옹』과 두 번째 작 『해를 본 사람들』에 이어 『도살장 사람들』을 출간하기에 앞서 일부를 먼저 소개한다. 이 작품은 시골마을의 도살장에서 일하는 남자가 겪는 소소한 일상을 그린 이야기이다. 폐수처리장, 쓰레기하차장, 폐차장에 둘러싸인 마을에 사는 어리숙한 사람들의 어두운 일상이 작가 특유의 해학적 시각으로 그려진 『도살장 사람들』은 수상작이다. 프랑스 라디오 방송국인 '엥테르'가 주관하는 은 전국 각지의 독자를 대표하.. 2009. 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