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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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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국회 현장학습을 가게 되나? Ⅰ 지난해 12월 어느 날, 국회 현장학습에 관한 공문을 봤다. 우리는 현장학습계획을 연초에 확정하기 때문에 ‘가보면 좋기는 하겠지만…….’ 하고 말았다. 현장학습은, 얘기하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로 일반화되었다. 1990년대 초에 비하면 그렇다. 그때까지만 해도 소풍이나 수학여행 말고는 학생.. 2009. 2. 2.
한자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20080120) 한자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한자교육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또 제기되었다. 1998년 국한문(國漢文) 혼용과 한자교육의 부활을 실현하기 위한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가 결성된 이후 한글학회와 대립각을 세우며 지속적으로 제기해온 주장이다. 한자는 ‘한글전용원칙’에 따라 1970년부터 교과서에서 사라졌다. 그러다가 1975년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만 다시 등장했지만, 그것은 한자 혼용이 아니라 괄호 안에 넣는 병용이었다. 초등학교에서는 정규교과시간에는 가르치지 않고 있는 그 한자교육을 다시 시작하자며 대한민국 역대 국무총리의 서명을 받은 한자교육 촉구 건의서가 청와대에 제출된 것이다. 사단법인 전국한자교육추진총연합회의 이 문서는 ‘대통령께 드리는 역대 전 국무총리의 초등학교 정규 교육과정에서 한자교육을 촉구하.. 2009. 1. 20.
르 클레지오가 본 한국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는 어떤 생각을 할까? 우리나라, 우리 문화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화여대 해외학술원 석좌교수인 장 마리 귀스타브 르 클레지오가 200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는 2008년을 대부분 한국에서 보냈고, 노벨문학상 발표 일주일 전까지도 서울에 있었다. 파리에서 그와 인터뷰한 조선일보 기자가 그 내용을 『현대문학』 2009년 1월호에 실었다(박해현, 「문학의 책무-르 클레지오와의 인터뷰」282~291쪽). 다음은, '한국'과 '한국어', '한글', '서울', 한국 아이들에 대한 관점,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문학이 필요한 이유, 인터넷에 대한 생각, 건강 문제를 중심으로 그 글에서 발췌한 것이다. 박해현 : 언제 한국에 돌아올 건가. 르 클레지오 : 이화여대 해외학술원 석좌교수.. 2009. 1. 13.
"교장선생님"(어느 교사의 처방전) 2008년 가을부터 시름시름 불편하여 몇 달 간 이 사람 저 사람으로부터 '인사치레'를 받다가 보니까 여러 사람이 알게 되었습니다. 이 편지도 받았습니다. 읽고 나서 생각했습니다. '다 알리는 없지만 스스로 가까이 와 있구나. 그렇지 않으면 이런 분석이 가능하지도 않겠지. …….' 교장선생님. 감기가 꽤나 오래가서 고생하고 계셨네요? 제 생각에는요, 교장선생님께선 마음에 '화'라고 표현해야 할지 아님 '스트레스'라고 표현해야 할지 확실하진 않지만, 우리나라에서만 이야기하는 유일한 병 '화병', '스트레스 병'을 가진 것 같아요. 제가 의사가 아니라서 함부로 진단하면 안 되지만, 지금까지 너무도 숨 가쁘게 달려오신데다가 따님의 결혼으로 생각하실 부분이 많았을 것 같고, 주변 사람들이 교장선생님의 생각을 따.. 2009. 1. 9.
C. 레비-스트로스 『슬픈 열대』 C. 레비-스트로스 『슬픈 열대 Tristes Tropiques』 박옥줄 옮김, 한길사 1998 지난해 11월 말, 프랑스의 재미있는 대통령 사르코지가 100세 생일을 맞이한 한 노인의 집을 찾았답니다. "온 국민을 대신해 경의를 표하러 왔습니다." 그 대통령이 존경을 받는 인물이든 아니든 얼마나 영광스럽겠습니까. 그 노인이 C.레비-스트로스라는 학자입니다. 그의 생일을 맞아 프랑스 정부에서는 기념 전시회, 학술발표회를 개최했고, 방송은 열두 시간짜리 특집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학술기관 아카데미프랑세즈는 축하 성명을 발표했다니 온 나라가 들썩거렸을 것입니다. 그는 1981년(73세)에 한국학중앙연구원(前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초청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1927년(19세), 철학교수 자격시.. 2009. 1. 8.
지루하고 따분한 대한민국 교실 (20080106) 지루하고 따분한 대한민국 교실 겨울방학을 맞아 장기 교원연수를 받고 있는 어느 교사가 “앞으로는 학생들이 참여하는 수업에 힘쓰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전했다. 하루 종일 듣기만 하고 앉아 있으니까 아이들이 얼마나 지루하고 따분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교육학이란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같은 시간에 더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 기본적이지만 그만큼 원시적인 방법이 ‘설명하고 듣는 방법’이며, 원시적인 방법이라는 것은 그만큼 비효율적 방법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가 세계 50개국 중학생 23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7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연구(Trends .. 2009. 1. 6.
양지 학부모 명예교사들 우리 학교에는 안전생활도우미, 교통안전도우미, 체육활동도우미, 체험학습도우미, 독서지도도우미 등 여러 가지 학부모회가 있습니다. 당연히 학교운영위원회도 있고, 컵․걸 스카우트 지원단, 청소년적십자(RCY) 지원단도 있고, 학교교육과정위원회에도 학년별로 한 명씩 학부모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아! 유치원 학부모회를 빼놓을 뻔했습니다. 아홉 가지도 넘어서 뉴스가 될 만도 하지만 벌써 해가 바뀌었으니까 2008학년도에는 신문에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2007년에는 서울의 어느 초등학교 교장이 저처럼 여러 가지 학부모단체를 운영하다가 대서특필된 일이 있었습니다. 그 단체들이 회비를 거두었고 그 회비가 교장과 관련되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중에서 몰래 회비를 거두는 분은 저하고 원수지간이 됩니다.” 연초에 그.. 2009. 1. 2.
2009년 새해인사 독자 수 확대에 노력하는 블로그 운영자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운영자가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 욕심이 없다고 한다면 거짓말이거나 무성의하거나 블로그 운영의 목적이 특이한 경우일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 욕심을 얼마만큼 겉으로 드러내느냐가 문제일 것입니다- 그런 분은 블로그에 실어놓은 글들을 메일로 보내기도 합니다. 이런 의도가 아닐까요? ‘봐라, 이렇게 좋은 내용인데도 내 블로그를 찾지 않을래?’ 좋은 내용이 한두 가지입니까? 유익한, 필요한, 흥미로운, 신기한, 놀라운, …… 갖가지 정보가 넘쳐납니다. 게다가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만드는 신문, 방송도 봐야 하고, 읽어야 할 책도 많습니다. 허다한 정보 속에서 꼭 봐야 할 정보만 선택하고 얼른 쓰레기처리를 할 수 있는 판단력이 긴요하며, 그래.. 2008. 12. 31.
이런 기사 Ⅳ : 지록위마(指鹿爲馬) 4대강 사업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이라는 분이 쓴 글의 제목이「지록위마(指鹿爲馬) 4대강 사업」이었습니다1). 제목만 봤을 때는, ‘아, 정부에서 대운하사업을 하려는 속셈을 감추고 4대강 물길 살리기라는 명분을 내걸고 있다는 비판을 했구나.’ 싶었습니다. 글의 내용은 이 짐작과 정반대였습니다. 정부는 “4대강 물길 살리기 사업 범위에 인공 주운수로, 대형 보, 갑문, 터미널 건설 등이 포함돼 있지 않으므로 대운하 사업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는 “정부와 여당이 4대강 물길 살리기라는 명분을 앞세워 예산을 확보한 후 한반도 대운하를 다시 추진하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는 내용에 이어 4대강 물길 살리기 사업의 필요성과 중요성, 주요 사업내용, 기대 효과 등을 자세히 소개하고 .. 2008. 12. 26.
적성·진로지도가 무색한 대학입시 (20081223) 적성·진로지도가 무색한 대학입시 대학입학 전형 경향을 보면 우리 교육에서 추구하는 인간상이 어떤 것인지 의심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고력, 창의력 같은 수준 높은 능력들이 현실적으로 초․중등교육에서 강조돼야 하는가? 개성․적성에 따른 진로지도는 필요한 교육일까? 공연한 우려라면, 미국의 주요 대학으로 유학한 우리나라 학생들은 다른 나라 유학생들과 달리 왜 겨우 54% 정도만 졸업하게 되는가? 문제풀이에만 익숙해서 그 대학의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중도탈락하고 만다는 분석이 부끄럽지 않은가? 전국 200개 4년제 대학의 2009학년도 신입생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되었다. 모집인원은 16만4천 명이지만 사실은 수십만 명이 대학별 입학전형요강을 살피고 있다. 이 대학 저 대학, 입학원서를 접수시.. 2008. 12. 23.
엉망진창 학예회 우리 학교 병설유치원에서는 어제 오후 미래관에서『제2회 양지꿈나무들의 작은축제』를 열었습니다. 프로그램만 봤을 때는 대단할 것 같았습니다.「신명나는 사물놀이」「야, 우리 엄마다!」「노래극」「새론네와 여럿이」「고양이들의 음악여행」「회장네와 총무네」「핸드벨」「검정고무신」「손짓사랑」「탈춤놀이」「동시감상」「가족이 함께해요」「천사들의 합창」「리듬합주」. 그러나 실제로 가보았더니 엉망진창이었습니다. 연습인지 공연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습니다. 첫 프로그램「신명나는 사물놀이」는 한참동안 쿵쾅거리기만 해서 아직 연습인가 했는데, 그 쿵쾅거림에도 순서와 계획이 있었던 것일까요? 이제 끝나는가 생각하면 또 이어지고 또 이어지고 자꾸자꾸 이어졌습니다. 그 무대 위에도 지루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한 아이가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2008. 12. 20.
드디어 나를 가르치게 된「그 애」 요즘 몇 달째 이른바 '컨디션'이 엉망입니다. 이러다가 영 가는 건 아닌가, 그런 초라한 느낌일 때도 있습니다. 달이 지나도록 병원에 가봤자 별 수 없어서 한의원에 갔더니 한의원답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떻게 살았는지, 면역력이 고갈되어 병이 나을 수가 없습니다." 그래, 어쩔 수 없는 일만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오늘은 정말로 힘든데도 두 달 전에 약속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부산에 다녀왔습니다. 부산의 초등학교 교장들이 다 모였는데, 여러 분이 다가와 언제 어떤 인연이 있었다는 걸 밝히며 인사를 해주었습니다. 그 중에는 우리나라 교육과정 역사상 처음으로 시·도 지침을 만들 때 저를 만난 분도 있었고, 우리나라 교과서 역사상 처음으로 지역교과서(사회, 4-1)를 만들 때 함께한 분도 있었고 - 말 그대.. 2008.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