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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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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 금기’ 美서도 ‘사랑의 매’ 통했다-‘이런 기사’ Ⅴ- 어제 M일보 2면에 실린 기사입니다. 부제(副題)는 「'난장판' 빈민가 초등학교 회초리교육 뒤 성적 향상, 州정부 상 잇달아 휩쓸어」였습니다. 체벌을 터부시하는 미국에서도 '사랑의 매'로 난장판 초등학교를 바로세운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28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학생의 90% 가량이 빈민층인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존 C캐훈 초등학교가 체벌교육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2006년 데이비드 닉슨 교장은 부임 후 전임 교장이 사용하던 캐비닛에서 60㎝ 길이의 나무 회초리를 발견하고 체벌교육을 결심했다. 닉슨 교장이 부임하기 전 한 교사는 난장판 학교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떠났고 다니던 자녀들도 다른 학교로 옮겨버렸다. 학부모 회의를 소집해도 전체 학생 266명 중 참석한 부모는 10여 명에 불과할 정도.. 2009. 4. 30.
인디언 편수관 지난 4월 23일「빛나는 편집인」이란 제목으로 미래엔컬쳐그룹 검정교과서팀 국어과 황은주 과장의 글「긴 시간 속에서 얻어낸 값진 열매」라는 글을 소개했습니다. 오늘은 필자가 교육부에서 교과서 편찬업무에 골몰하던 때의 일을 적은 글이 있어(한국교육과정교과서연구회,『편수의 뒤안길』제6집, 2005.1.) 그 원고를 탑재합니다. 다 추억거리일 뿐이지만, 사실은 그로써 몸까지 망가지고 있었습니다. 인디언 편수관 □ 혁명적인 제5차 사회과 교과서 지금도 눈에 선하지만 1980년대 후반기의 사회과학편수관실의 위치는 현 교육과정정책과 북쪽 편이었다. 당시 사회과학편수관은 한명희(후에 편수국장 역임) 선생이었고, 그때 중등 지리과와 초등 사회과 편수를 맡은 김용만 편수관(당시 교육연구관)은 훗날 필자처럼 일요일에도 곧잘.. 2009. 4. 28.
최병권·이정옥 엮음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최병권·이정옥 엮음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 휴머니스트, 2003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것은? 얼마 전에 중국에 대해 '쎄게' 나왔다가 중국이 "이것 봐라?" 하니까 눈치 빠르게 얼른 그 중국의 곁에 서려고 한 점도 재미있지만, 나폴레옹이 창설했다는 학술원의 권위가 어마어마하다는 점, 바칼로레아 논술고사도 생각납니다. 예술의 도시 '파리' 같은 걸 얘기하면 하품이 나오겠지만, 루이 16세의 애첩 마리 앙투아네트는 어떻습니까? 지난번에 미국의 Application Essay에 대해 『하버드 대학생들의 생각과 자기표현은 어떻게 다를까?』라는 책을 소개한 것처럼 오늘은 프랑스의 바칼로레아Baccalaureat에 대한 책 『세계의 교양을 읽는다』를 소개합니다. '바칼로레아 논술고사의 예리한 질문과 놀라운 답.. 2009. 4. 27.
빛나는 편집인 교과서를 만드는 일에 관심을 가진 분들에게 멋진 글 한 편을 소개합니다. 이미 한국교과서연구재단『교과서연구』제56호(2009년 4월)에「교과서 편집자의 변」으로 게재된 글입니다. 이 글을 제 블로그에도 탑재하고 싶어서 미래엔컬쳐그룹(옛 대한교과서주식회사) 윤광원 상무에게 다리를 놓아달라고 부탁해서 필자의 승낙을 받았습니다. 이 글의 필자가 미래엔컬쳐그룹 검정교과서팀의 국어과 과장이기 때문입니다. 누가 저보고 “열심히 일해 본 것이 언제였나?” 묻는다면, 1990년대에 지역교과서를 포함한 사회과 교과서 편찬에 심혈을 기울였던 일, 2000년대 전반부에 제7차 교육과정의 적용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것으로 대답할 것입니다. 아래에 소개하는 글은, 저에게 분투 노력하던 그 1990년대가 떠오르게 했습니다. .. 2009. 4. 23.
교사수 확대보다 자질향상을 (2009년 4월 23일) 교사 수 확대보다 자질 향상을 197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한 교실에 60~70명을 ‘수용’해서 가르쳤다. 한 가정의 자녀수가 어림잡아 6,7명은 됐으므로 열 가구의 자녀만 모아도 교실 하나가 넘쳐나던 시기였다. 교실이 지금보다 너른 것도 아니어서 교사나 아이들이나 옴짝달싹하기도 어려운 ‘콩나물교실’로 불렸다. “얘들아, 똑바로 앉아라. 내 설명을 정신 차려서 들어라!” 그것이 유일한 수업방법이었다. 일제식 수업, 획일적 설명, 그 방법 외의 신통한 방법은 이론에 그쳤고, 실천을 기대할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열심히 가르치고 배우는 최선의 방법이 잘 설명하고 잘 듣는 것이었다. ‘수준별 학습’ ‘개별학습’ ‘자기주도적 학습’ ‘맞춤형 지도’는 사치스러웠으므로 아예 얘기도 없던 시절이었고, OE.. 2009. 4. 23.
학교자율화 단상 Ⅱ 우리나라 교육행정이 어느 정도인가 하면, 가령 학교에 산불조심 관련 공문을 주고받지 않으면 온나라에 산불이 훨씬 더 많이 날 것이라는 듯합니다. 교통사고가 걱정이면 교통사고를 예방하라는 공문을 보내면 되고, 학교폭력이 걱정되면 학교폭력 자진 신고 및 피해 신고 관련 공문을 .. 2009. 4. 21.
봄 편지(Ⅳ) ; 포기 여자대학 봄 교정에 가보았습니까? 그냥 교정 말고 학생들이 가득한 그런 교정. 무슨 세미나에 참석하려고 이화여자대학교 후문에 들어섰을 때였습니다. 그 언덕길에 차를 세우고 어느 건물인가 싶어 표지판을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합동으로 무슨 행사가 열렸는지, 그 학교 수천 명 학생이 한꺼번에 .. 2009. 4. 18.
베른하르트 슐링크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책 읽어주는 남자』 김재혁 옮김, 이레 2005 이 블로그를 찾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에게는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이쯤에서 '아, 우리가 볼 만한 글이 아니구나' 하고 돌아가진 않을 것이므로. 「케이트 윈슬렛, 생애 마지막 전라 누드 공개」 『스포츠조선』(2009.3.12)은 동명의 영화를 이런 제목으로 소개했습니다. 영화가 잘 되었는지는 모릅니다. 보지 않았고, 볼 기회도 없었습니다. 어느 영화평론가는 다음과 같이 소개했습니다(『문화일보』 2009.4.1, 오동진). 베른하르트 슐링크의 소설 ‘책 읽어주는 남자’를 영화로 만든 ‘더 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는 원작보다 훨씬 더 풍만하고 성숙하며 나름 요염한 작품이다. 그건 전적으로 주인공 한나 역을 맡은 케이트 윈즐릿 때문인데 이 영화.. 2009. 4. 15.
아멜리 노통브 『아담도 이브도 없는』 아멜리 노통브 『아담도 이브도 없는』 이상해 옮김, 문학세계사, 2008. 벨기에인 아멜리와 일본인 린리와의 첫사랑 이야기. 표지에 적힌 대로라면 '애틋하고 발랄하고 섬세한'. 가령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그는 나를 행복하게 해 주었다. 나는 그를 만나면 늘 즐거웠다. 나는 그에게 우정과 애정을 품고 있었다. 하지만 그가 없어도 그립지는 않았다. 그에 대한 내 감정의 방정식은 그런 것이었다. 그리고 나에게는 우리의 이야기가 더없이 멋져 보였다. 내가 답변 혹은 상호성을 요구할 수도 있는 사랑고백을 두려워했던 건 바로 그 때문이었다. 그 영역에서 거짓말을 하는 건 하나의 형벌이었다. 나는 곧 내 두려움의 근거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린리가 나에게 기대하는 건 자기 말에 귀를 기울여주는 것뿐이었다. 그가 옳.. 2009. 4. 13.
막스 피카르트『침묵의 세계』Ⅱ 막스 피카르트/최승자 옮김 『침묵의 세계』 까치, 1999(5쇄) 다시 『침묵의 세계』의 세계를 소개합니다. 「내가 읽은 책」이라는 코너에 싣는 책 속에는, 읽었으므로 그 내용을 정리해 두려는 것도 있고, 구입비가 아깝고 읽은 시간이 아까워서 적어두는 것도 있지만, 남에게는 감추려 했다가 '큰맘먹고' 소개하는 책도 있습니다. 막스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는 그런 책입니다. 우리 학교 교직원 생일 때, 지난해에는 매달 다른 책을 선정해서 사주었는데, 그게 여간 어렵지 않았습니다. 우선 "1만원 미만의 책으로 선정해주면 좋겠다"는 행정실장의 통제를 받아야 하니까 그것부터 까다로운 조건이 되었습니다. 교직원들은 잘 모르지만, 교장 혼자서 다 써버리는 줄 아는 '업무추진비' 중에는 교사들이 집행하는 경비, 행.. 2009. 4. 9.
공부시간 총량보다 중요한 것 (2009년 4월 7일) 공부시간 총량보다 중요한 것 학교에서 밤 10시까지 학생들을 붙잡고 있으면 -우리 교육에 대한 앨빈 토플러의 계산대로라면 하루 15시간 동안 ‘사생결단’으로 가르치면- 우리 교육은 성공하는 걸까? 학생들은 빛나는 지식을 갖추게 되고, 우리나라 장래는 그만큼 굳건해질까? 열심히 가르치는 일은 칭찬받아 마땅하고 그런 학교, 그런 선생님들을 탓할 이유는 전혀 없다. 그렇다고 해서 온 나라가 그렇게 돼야 할 것처럼 얘기하거나 그런 사례에서 공교육의 답을 찾으려는 견해는 아무래도 바람직하지 않다. 밤낮없이 많이 가르치는 학교에서 성공사례를 찾으려는 시각으로는 우리 교육의 기본방향을 정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야간학습까지 챙기는 선생님은 ‘캡틴’」 「내 제자를 학원에 보낼 순 없었어요」 같은 기사가 그런 사례다... 2009. 4. 7.
학교폭력예방 현수막에 관한 낭만주의적 해석 “학교폭력 예방하여 건전한 학교문화 이룩하자” 어느 학교 앞을 지나다가 본 현수막의 표어입니다. 공연히 좀 부끄러웠습니다. 그걸 보고 ‘그래, 이젠 폭력을 하지 않아야지’ 할 아이는 없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 학교에서는 지난겨울엔 이런 현수막을 걸었습니다. “여러분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러더니 지난 초봄에는 또 이렇게 바꾸었습니다. “여러분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한마디면 하라면, 좀 미안한 말이지만 차라리 그 ‘진심’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가 불을 가지고 장난을 치면, 불은 세상을 망쳐요!” 지난해 11월초부터 올 2월말까지 4개월간 우리 학교 교문에 내걸었던 불조심 현수막의 표어입니다. 4․4조가 아니어서 어색합니까? 표어는 지난해 2학년 4반이었던 허태훈이의.. 2009. 4. 3.